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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용산시대’가 열린 지 약 1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대통령실이 이전하며 용산 지역의 공원 조성과 교통망 개선 등 기대감으로 용산 지역은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이어진 부동산 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용산은 꿋꿋히 버티며 지역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때 강남을 밀어내고 새롭게 서울의 중심지로 우뚝 서겠다던 용산 지역.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용산 지역은 과연 그 당시의 기대감이 그대로 담겨 있을지 혹은 생각지 못한 변수로 인해 지역 개발에 제동이 걸렸는지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용산 집값 여전히 상승세… 강남3구에 뒤이어
용산 지역은 크게 둘로 나눈다면 ‘전쟁기념관’이 있는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인근과 용산가족공원과 한강이 주변에 있는 이촌역 부근으로 나눌 수 있다.
삼각지역 인근은 대통령실 이전 당시 다양한 재건축 호재와 함께 지역 개발에 큰 기대를 모았다. 이촌역 인근은 과거부터 부촌으로 알려졌던 동네로 용산공원 개발로 인해 이촌역 역세권으로 입주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하루 10명 이상 방문하는 등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용산구의 변화 중 하나로 주목되는 것이 아파트 거래량이다. 지난해 1월 15건에 불과했으나 다양한 개발 호재 등으로 5월에는 179건까지 늘어날 정도였다.
또한 용산 지역의 강점은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공시가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2일 국토부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했는데 서울 지역의 하락률은 –17.30%로 나왔다. 지난해 14.22%에 비해 31.52%p 하락한 수치다.
전체적인 하락 분위기 속 서울 지역 25개 구를 비교했을 때 용산구는 8.19% 하락했는데 이는 가장 낮은 수치다. 전체 25개 구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 하락률이다. 가장 많이 떨어진 지역은 송파구였으며 23.20% 하락하며 용산과 큰 차이를 보였다.
용산은 현재까지도 강남 3구로 불리는 강남·서초·송파구와 버금가는 매매가격을 자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의 평균단위매매가격 보고서에 따르면 용산구의 2023년 2월 기준 평균 단위 매매가격은 1620만 원으로 서울 지역의 평균인 1238만 원보다 약 400만 원 높다. 강남구의 평균단위매매가격은 2236만 원이며 뒤이어 △서초구 2003만 원 △송파구 1696만 원 순이다.
부동산 전문 플랫폼 리치고를 통해 삼각지역 인근 주요 단지 중 하나인 ‘용산파크자이’의 1년 전 시세를 비교해 봤다.
2022년 4월을 기준으로 ‘용산파크자이’ 전용면적 155㎡는 19억5000만 원의 시세를 형성했다. 그 후 평균 시세는 꾸준히 오르기 시작해 동일 면적에 대해 올해 3월을 기준으로 20억2000만 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매매와 더불어 전세 또한 지속적인 상승 그래프를 그리며 부동산 침체에도 크게 영향받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촌역 인근 단지 중 하나인 ‘용산동5가 파크타워’의 전용면적 155㎡ 단지는 2021년 12월18일 마지막으로 실거래가 이뤄진 후 현재까지 거래가 없다. 그러나 매물은 꾸준히 나오고 있으며 시세가 계속 올라가고 있어 쉽사리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기준 동일 면적의 시세는 27억 원이었으며 해당 매물의 시세는 올해 3월까지 꾸준히 27억 원으로 변동이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시세가 아닌 호가다. 집주인들이 시장에 직접 내놓는 가격인 호가는 지난해 4월 27억 원이었지만 지난해 8월부터 12월 사이 34억4000만 원까지 상승할 만큼 높게 뛰었다. 단순히 집주인이 내놓는 가격이지만 호가가 올라갔다는 것은 해당 단지에 대해 외부의 관심이 많아 거래 가능 가격이 계속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잠실 엘리트(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와 도곡동 도곡렉슬·삼성 래미안 등 주요 대단지들의 전체적인 호가가 모두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용산 지역의 꾸준한 관심도를 살펴볼 수 있다.
시위로 인해 소음·교통체증 연속 ‘골머리’
이렇듯 용산 지역에 대한 관심은 끊이지 않고 있으며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용산만큼은 큰 변화 없이 잘 버텨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용산의 긍정적인 부분과는 반대로 용산 주민들에게 큰 골칫거리가 남아있다. 바로 집회 피해다. 지속적인 집회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이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신자유연대는 매주 토요일마다 삼각지역 11번 출구 앞에서 집회를 연다. 일례로 11일에는 신자유연대를 포함해 총 4건의 집회와 행진이 신고됐으며 신고 인원은 총 1만1080명에 달했다.
용산 파크자이 인근 부동산 관계자 A씨(51)에 따르면 ‘대우월드마크용산’ 입주자대표회의는 단지 내에 ‘집시법 개정 국민청원 참여’ 안내문을 게시했다. 시위 소음으로 인해 주민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청원24 내 공개된 집시법 개정 관련 청원에 동의하는 방법 등을 설명했다. 해당 글 작성자는 “소음이 심할 때는 80dB이 넘는다”며 “집시법에 따르면 야간에도 집회가 허용되며 오후 9시까지 70dB이 넘는 집회가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층간 소음으로 느끼는 범위가 35~40dB인데 집회 소음은 이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대우월드마크용산’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해 7월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집회로 인한 피해를 막아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대우월드마크용산’뿐만 아니라 해당 단지와 붙어 있는 ‘용산 파크자이’ 주민들도 시위로 인한 소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용산 파크자이’가 오히려 대로변에 가까이 있어 소음으로 인한 고통이 더 심하다는 평도 나온다.
또한, 입주민들만이 아닌 인근 부동산 중개인 및 상가들도 소음으로 인한 고통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각지역 인근 부동산 관계자 B씨(54)는 “시위로 인한 소음으로 스트레스가 심해 업무에 지장이 크다”며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시위 증가로 전에 없던 문제가 생겨 입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입주민들이 고통받는 상황에 대해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도 이를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도 집회와 시위 신고는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삼각지역 인근에서는 차량을 이용해 ‘무소음 집회 중’이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평일 낮 시간에도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음으로 인한 고통에 더해 대통령실 이전으로 인한 집회 등으로 유동 인구가 증가해 생긴 교통체증도 불편 요소로 꼽히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월 기준 삼각지역의 유동 인구는 총 72만6675명으로 지난해 2월(46만8496명)과 비교하면 약 55% 증가한 수치다. 삼각지역을 지나는 마을버스 안에는 ‘대통령실 이전, 삼각지 부근 시위로 인해 배차시간이 지연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안내문까지 붙어 시위로 인한 피해를 짐작케 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 집회 소음이 지나치면 스피커나 앰프를 일시 압수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며 “주요 도로 집회 시 양방향 차로 사용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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