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문화적 사대주의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똑같은 말도 한자어로 하면 조금 고급스럽게 느낀다는 말이다. ‘감사합니다’와 ‘고맙습니다’, ‘여자’와 ‘계집’, ‘노인’과 ‘늙은이’를 예로 들면서 한자어가 고급스럽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사실 ‘치과’를 ‘이빨과’라고 하면 조금 우습지 않은가.
‘치아(齒牙)’는 ‘사람의 이를 점잖게 이르는 말’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다. 글자 그대로 하면 이 치(齒) 자에 어금니 아(牙) 자로 이루어진 단어다. 어금니 아(牙)에는 송곳니도 포함된다. 때로는 ‘여남은 살 안팎의 어린아이’도 치아(稚兒)라고 부른다.
한편 ‘이빨’은 ‘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 혹은 ‘말을 잘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우리가 흔히 “그놈 이빨이 센 놈이야”라고 할 때 쓰는 말이다. ‘이빨 까다’는 ‘서로 말을 주고 받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중앙아시아에서도 튀르키예의 지배를 오래 받아서 튀르키예어(터키어)를 고급스러운 언어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도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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