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로 ‘돈 잔치’? 은행들 5년간 희망퇴직금 6.5兆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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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14곳, 희망퇴직자 1만6236명에게 평균 4억 원씩 퇴직금 더 얹어줘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09 11:15:45

▲ 9일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4개 은행은 2019년부터 올 8월까지 희망퇴직자들에게 총 6조5422억 원을 희망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했다. 1일 서울 시내의 주요 은행 ATM 기기 모습. 연합뉴스

주요 은행들이 약 5년간 희망퇴직자들에게 법정 퇴직금 외에도 6조5000억 원 이상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4억 원을 웃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 9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4개 은행은 2019년부터 올 8월까지 희망퇴직자들에게 총 6조5422억 원을 희망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했다. 희망퇴직금은 은행이 법정퇴직금 외에 추가로 지급한 돈으로 통상 특별퇴직금·자녀 학자금·취업 지원금 등을 포함한다.

이 기간 14개 은행에서 희망퇴직을 한 직원은 총 1만6236명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1인당 평균 4억294만 원에 달하는 희망퇴직금을 받은 셈이다. 하나은행을 뺀 은행 13곳은 올해 희망퇴직을 시행하지 않은 만큼 5년 동안의 희망퇴직 통계로 해석할 수 있다.

은행별로 보면 한국씨티은행이 가장 많았다. 2021년 한 해 한꺼번에 2130명의 희망퇴직을 받으며 희망퇴직자들에게 1조2794억 원의 희망퇴직금을 지급했다. 1인당 평균 희망퇴직금도 6억68만 원으로 제일 컸다. 일부 직원은 7억7000만 원에 육박한 희망퇴직금을 챙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이 5년간 3323명에게 1조2467억 원의 희망퇴직금을 지급하며 뒤를 이었다. 1인당 평균은 3억7519만 원이었다. 이어 하나은행 8518억 원(1인당 3억4709만 원), 우리은행 8078억 원(4억1640만 원), NH농협은행 7405억 원(3억4666억 원), 신한은행 6727억 원(3억4429만 원), SC제일은행 3249억 원(4억5820억 원) 등의 순이었다.

지방은행들도 희망퇴직자 수는 비교적 작았지만 주요 은행보다 많거나 비슷한 수준의 희망퇴직금을 지급했다. iM뱅크(옛 대구은행)는 2019년부터 작년까지 326명에게 1512억 원을 지급했는데 1인당 평균을 환산하면 4억6391억 원으로 한국씨티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부산은행은 381명에게 1573억 원(1인당 4억1296만 원)을, 전북은행은 88명에게 355억 원(4억385만 원)을, 광주은행은 153명에게 591억 원(3억8624만 원)을 각각 지급했다.

은행권이 높은 수준의 희망퇴직금을 지급한 것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고금리 장기화 등에 따라 사상 최대 수익을 기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천 의원은 “이자수익으로 막대한 수익을 얻은 시중은행의 퇴직금 잔치가 지나치다”며 “수익의 사회 환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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