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기술 中에 빼돌린 귀뚜라미 검찰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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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앞으로도 수급사업자 기술유용행위 집중 감시할 것”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9 13:06:34

공정거래위원회가 부품 구매 단가를 절감하기 위해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중국 업체에 빼돌린 국내 보일러 업체 귀뚜라미에게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위반에 대해 과징금 9억5000만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은 19일 해당 사안에 대해 “지난주 귀뚜라미와 귀뚜라미의 구매 업무를 위탁 수행하고 있는 귀뚜라미홀딩스를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귀뚜라미와 귀뚜라미 홀딩스는 수급사업자에게 납품받고 있던 부품의 구매 단가를 절감하기 위해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제3자에게 부당하게 제공하고 이와 동일한 제품을 개발할 것을 의뢰하는 방식으로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유용했다.

구체적으로 귀뚜라미홀딩스는 2020년 7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보일러 내 연소 불꽃의 파장·난방수의 수위 등을 감지하는 센서 부품을 납품하던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 32건을 중국에 소재한 경쟁업체에게 제공했다.

귀뚜라미의 경우 2022년 5월 자사 냉방기에 쓰이는 전동기 부품을 납품하던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 2건도 해당 수급사업자의 국내 경쟁업체에게 제공했고 이후 해당 기술을 남겨받은 업체는 전동기 개발에 성공했다.

공정위는 귀뚜라미와 귀뚜라미홀딩스가 수급사업자들에게 기술자료 46건을 요구하면서 요구목적 등이 기재된 기술자료 요구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서도 하도급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조치했다.

공정위는 귀뚜라미가 저지른 수급사업제의 기술유용 및 기술자료 요구 서면을 발급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 하도급법 제12조의3 제2항·제4항을 적용했다.

하도급법 제12조의3 제2항을 보면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기술자료를 요구할 경우에는 요구목적·권리귀속 관계·대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해당 수급사업자와 미리 협의하여 정한 후 그 내용을 적은 서면을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줘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4항은 원사업자는 취득한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에 관해 자기 또는 제3자를 위해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사안에 대해 “단가 절감을 위해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제3자에게 부당하게 제공하는 행위 및 기술자료 요구 시 서면 미교부 행위를 직권조사를 통해 적발·제재한 것으로서 이를 통해 유사 법 위반행위를 예방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수급사업자의 시장경쟁력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기술유용행위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법 위반행위 예방 활동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본지는 귀뚜라미에게 향후 공정위 조치에 대한 법적 대응 여부를 문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