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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우리는 지금 나라가 좌·우로 갈려 대립하는 가운데 사상적으로 양분된 혼돈의 시기를 살고 있다. 대한민국 내 사상의 지도를 펼쳐 우익과 좌익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소모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대신 ‘대세(大勢·대한민국 세력)’와 ‘반대세(反大勢·반대한민국 세력)’의 개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의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나아가 이로써 우리 앞에 놓인 나침반이 가리켜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문 정권에서 제정‧개정된 엄청난 양의 법령
2017년 5월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엄청난 양의 법령이 제정‧개정되었다. 그러나 이것을 실감하거나 문제로 생각한 국민은 별로 없다. 국민의 무관심 속에 총선 전에는 대통령령‧부령 등 엄청난 양의 시행령과 자치단체의 입법, 즉 조례가 제정・개정되어 정책이 시행되었고,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2020년 4월 제21대 총선 후에는 수많은 법률이 제정・개정되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국회에 제안된 법률안 건수는 3만2655건이며 이 중 제정・개정된 법률안 건수는 총 4025건이다. 또한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지방의회에서 제정・개정된 조례 건수는 8만2605건이다.
건수가 하도 많아 도대체 무슨 법령이 새로 만들어지거나 고쳐졌는지도 모를 지경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일반 법학자들이 그 법령들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왜 그런 것일까.
우리나라 법학자들은 대부분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법률 이론과 용어를 배우고 연구해 왔다. 이들은 사회주의 사상에 대해 잘 모르고 사회주의 세력이 만들고자 하는 세상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며 사회주의자들이 사용하는 용어의 의미를 잘 모른다. 따라서 문 정권에서 만든 법령에 대해 그 목적이 뭔지, 각각의 용어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제대로 된 법률 분석을 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주민자치기본법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실체 파악이 어려운 주민자치기본법
주민자치기본법은 자유민주주의 사상에 입각한 용어와 이론으로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법이 시행될 경우 어떻게 될 것인지 이해도 가늠도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법학자들이 피상적인 분석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를테면 ‘읍・면・동에 사실상 새로운 지방자치단체가 출현하는 셈인데…’ ‘기존의 읍・면・동과 기능 중복이 불가피하고, 기존의 지방자치단체와는 조화가 어려울 텐데…’ ‘예상되는 역할에 비해 과도한 권한과 혜택을 주는 것에 대해 비판이 많을 텐데…’ 하는 식으로 그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될 뿐이라는 것이다.
주민자치기본법 등 좌파가 만든 법안을 제대로 분석하려면 공산・사회주의 사상에 대한 연구와 이해가 필요하다. 좌파 정권의 주도 세력이 어떤 사상을 갖고 있는지, 그들은 어떤 용어를 사용하며 그들이 만들려고 하는 세상은 무엇인지, 우리가 그 속에서 어떻게 살게 될 것인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우익 정치사상계의 최고 전문가인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가 쓴 ‘한국에서 혼란스럽게 사용되는 정치・사상 용어 바로 알기’(도서출판 대추나무, 2020.12)라는 책을 강력 추천한다. 이 책은 정치・사상 용어들의 올바른 개념과 그 역사적 유래를 객관적 시각에서 조곤조곤 설명한 정말 귀중한 책이다. 필자가 법률가가 아니면서도 이러한 주민자치기본법을 분석할 수 있는 것도 사회주의 세력의 정치・사상 용어들에 대해 학습했기 때문이다.
홍콩의 대규모 시위에 담긴 의미
2019년 홍콩에서는 홍콩시민 700만 명 중 200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규모 저항운동이 일어났다. 이 세기적인 저항운동은 송환법이라는 법률 하나 때문에 촉발된 것이었다. 홍콩인이 범죄를 저지를 경우 중국 본토로 송환한다는 게 법안의 주요 내용인데 이에 반발한 것이다. 그렇게 되면 홍콩인의 자유와 인권이 침해되기 때문이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률 하나하나에 대해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 집권 5년 동안 4025건이 넘는 법률을 제정・개정했고 대통령령‧부령 등 명령과 조례 등 하위 법령을 제정・개정한 것까지 합하면 십수만 건 넘는 법률이 바뀌었는데도 국민은 무관심하다. 이런 국민 의식으로 어떻게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까.
체제를 허무는 입법 내용
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을 주도하는 주사파 등 좌파는 자본주의 체제를 사회주의 체제로 바꾸려는 혁명의 꿈을 평생 품고 노력해 온 세력이다. 이들은 마르크스‧레닌,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미 자신들의 체제변혁 의지를 공개적‧비공개적으로 수없이 밝혀 왔다.
2017년 7월 추미애 당시 민주당 대표는 토지제도에 대해 ‘토지소유권은 국가가 갖고 인민은 사용권만 갖는 중국식이 타당하다’고 발언해 충격을 주었다. 또한 2020년 1월 이인영 당시 원내대표도 ‘이번 총선이 끝나면 사회주의 체제로 바꾸겠다’는 의미의 발언까지 해서 큰 충격을 주었다.
문 정권은 정권을 잡은 후 5년간 끊임없이 체제변혁을 위해 매진해 왔다. 사회주의 노선으로 헌법을 개정하려고도 했고, 총선 전에는 법률 제정‧개정이 어려웠으므로 시행령(행정부의 명령)과 조례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체제변혁을 위한 작업들을 지속 추진했다.
그러다가 총선에서 180석 이상을 확보한 후에는 봇물 터뜨리듯 법률 제정‧개정을 통해 체제변혁 작업을 가속화했다. 얼마나 많은 법률을 제안하고 제정‧개정했는지 국민은 물론 법 전문가들이나 국회의원들조차도 알 수 없는 지경이었다. 이들 법안 대다수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타격을 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주민자치기본법, 불씨는 아직 살아 있다
주민자치 기본법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반드시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 그 내용을 보면 좌파 정치세력과 마을활동가들이 어떤 마을공동체를 만들려는지, 이를 통해 대한민국 체제를 어떻게 바꾸려는지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자치 기본법안은 아직 통과되지 않았지만 지방의회가 제정하는 조례를 통해 1200여 개 읍・면・동에서 좌파 주도 주민자치회가 실시되고 있다. 현재 조례로 실시되고 있는 좌파 주도 주민자치회의 문제점을 파헤치기 위해서도 주민자치 기본법안의 독소조항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우리는 여기서 이 법안이 갖는 독소조항과 내용을 하나씩 분석해 볼 것이다. 개중엔 “중앙정부의 문제도 아니고 읍・면・동 같은 말단 지방조직의 문제인데 뭐 그리 호들갑을 떠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대한민국 전역에 퍼져 있는 지방 말단 조직인 읍・면・동 전체가 사회주의 성향의 세력에 장악당해 인민 민주주의 체제를 거쳐 사회주의 체제로의 급진적 변혁이 일어난다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좌파 운동권의 풀뿌리 운동 확산 과정
2021년 1월29일 발의되어 입법 과정을 거친 바 있는 주민자치기본법안의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이 법이 발의된 배경을 살펴보아야 한다. 주민자치기본법을 제안한 세력은 누구이며, 이 법안을 통해 혜택을 누리는 세력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 주민자치기본법의 성격이 무엇인지, 이 법안이 실행되면 어떤 결과를 낳으며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자치기본법안에는 주민자치회 설치에 대해 ‘마을 민주주의’ ‘풀뿌리 자치활동’ ‘주민자치의 실현’ 등의 그럴 듯한 설명이 붙어 있다. 그러나 이것은 포장일 뿐, 좌파 세력이 오래전부터 마을을 장악하기 위해 실험하고 확산해 온 마을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좌파는 사회주의 체제로의 변혁을 위해 오래전부터 마을로 내려가 마을 교육공동체‧마을 경제공동체 등 좌파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운영해 왔다.
문 정권이 주민자치법을 제정하려는 것은 결코 돌발적인 게 아니고 오랜 준비 과정을 거친 것이다. 이제는 그 부분적 작업들의 결과가 무르익어 합체 수순에 들어갈 단계에 이른 것이다. 이를 합체하는 작업이 바로 주민자치 기본법이며 주민자치회 구성이다. 그동안 좌파 마을활동가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확산되어 마을을 장악하게 되었는지 다음 회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경북대 법과대 행정학과·동 대학원 졸업
△국가정보원 27년 근무(1990∼2016)
△국가정보대학원 정신교육 담당 교수 17년(2000∼2016)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전)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책임연구위원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
△주민자치법반대연대 대표
△한국자유총연맹 정책자문위원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교수
△주요 저서
‘분류한국사(성민사)’ ‘한국사(박영사)’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인영사)’ ‘6·25동란과 트로이목마(인영사)’ ‘교양분류한국사(인영사)’ ‘박정희 대통령 100대 치적(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종북세력과 위기의 대한민국(대추나무)’ ‘주민자치기본법, 공산화의 길목(대추나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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