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차액가맹금 소송은 본사·점주의 공멸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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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28 00:02:30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차액가맹금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수익 배분 구조와 직결된 사안으로 공정성을 놓고 양측이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품목에 붙이는 일종의 유통 마진을 말한다. 가맹본부는 브랜드의 통일성과 상품 동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품목은 가맹본부를 통해 구입하도록 가맹점주에게 요구할 수 있다. 이때 가맹본부가 점주들에게 차액가맹금 명목으로 유통 마진을 남긴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9월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이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한국피자헛은 2016~2022년 가맹점주에게서 받은 차액가맹금 210억 원을 반환하라”고 판시했다.

한국피자헛의 가맹점주들이 승소하자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차액가맹금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1월17일 교촌치킨 가맹점주 247명은 본사인 교촌F&B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 점주 280명은 가맹본부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배스킨라빈스 점주 417명도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BR코리아를 상대로 차액가맹금을 돌려달라며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와 투썸플레이스 가맹점주들도 차액가맹금과 관련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차액가맹금 관련한 주요 쟁점은 가맹점과의 계약 과정에서 차액가맹금에 대한 설명 및 동의 여부다. 정보공개서에 차액가맹금 기재가 의무화된 2019년 이후부터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그 이전 계약이 문제다. 가맹본부들이 주장하는 묵시적 합의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것이 가맹점이 본사에 일정 비율을 지급하는 로열티 방식에 비해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는 차액가맹금이란 단어를 몰랐다”면서 “피자헛 사건으로 알게 됐고, 우리 본사도 차액가맹금 유통 마진이 로열티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2020~22년 치킨 프랜차이즈 상위 6개 가맹본사의 유통 마진을 조사해 보니 6개 가맹본사는 한 가맹점에서 매년 평균 5468만 원씩을 가져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전체 가맹점 평균 매출의 10.8% 수준이다. 특히 한 가맹본사가 가맹점 한 곳에서 떼어 가는 유통 마진이 연평균 약 1억 원이 넘는 걸로 조사됐다.

다만 업계는 차액가맹금 소송으로 프랜차이즈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프랜차이즈협회는 “현재 외식업 가맹본부의 90%가 차액가맹금을 수취하고 있고 차액가맹금만 수취하는 비율도 60~70%에 달한다”면서 “중소 가맹본부가 한국피자헛의 사례처럼 수백억 규모의 배상금을 물게 될 경우 아예 사업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안준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도 “자칫 잘못하면 한국의 프랜차이즈산업이 붕괴될 수 있는 리스크(위험)가 있는데 수많은 사건 중 하나로 평가절하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때문에 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서 탄원서 등을 통해 재판부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차액가맹금 줄소송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를 위한 법적 보호막이 없기 때문에 생겨난 문제다. 이 외에도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는 그동안 필수품목 강매·쿠폰 수수료 전가 등 가맹점주에 대한 부당한 갑질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했다. 이번 기회에 본사와 가맹점이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 가맹점주를 상대로 과도한 수익을 내는 구조가 개선되기를 바란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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