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44년 만에 본사 부지 매각… 위기 속 전략적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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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원 규모 자산 매각 추진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27 11:15:22

롯데건설이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사 부지를 매각하며 재무 안정성 강화에 나섰다. 롯데건설 사옥은 1980년부터 사용해 온 상징적인 공간이지만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 불가피했다. 이는 단순한 자산 매각이 아닌 그룹 차원의 재무 구조 개편과 전략적 대응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27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최근 글로벌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환경 속에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자 본사 사옥 매각을 결정했다. 특히 2022년에는 우발채무 규모가 6조8000억 원까지 치솟으며 금융권의 우려가 커졌다. 이후 계열사 대여 및 출자를 통해 일부 자금을 확보했지만 업계 전반의 건설 경기 악화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으로 재무 부담이 지속됐다. 이에 따라 롯데건설은 유동성 위기설을 조기에 차단하고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대규모 자산 매각을 결정했다.

롯데건설은 본사 부지 매각을 포함해 약 1조 원 규모의 자산 유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매각 대상에는 전국의 자재 창고 부지, 임대주택 리츠 지분 등도 포함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잠원동 본사 부지만으로도 약 5000억 원의 현금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잠원동 본사 부지는 서울 도심 내 아파트 단지와 인접해 개발 가치가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주변에 신사역(3호선·신분당선)과 한강공원이 위치해 있어 시행사나 자산운용사들의 관심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건설은 매각뿐만 아니라 자체 개발, 매각 후 재임대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며 최적의 수익성을 모색하고 있다.

롯데건설의 이번 결정은 롯데그룹 전체의 사업 재편 기조와 맞물려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비핵심 사업 및 자산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롯데렌탈‧롯데웰푸드 증평공장‧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 등의 매각을 단행했다. 이는 유통과 화학 부문 부진으로 재무 부담을 줄이고 그룹의 핵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다.

롯데건설 또한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 생존력을 높이기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대전 도안지구 개발 사업을 포기하며 300억 원의 손실을 감수하는 등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데 주력했다. 전주 대한방직 부지 개발도 금융권의 자금 회수 움직임으로 좌초 위기에 처하면서 롯데건설은 보다 확실한 재무 건전성 확보에 나설 필요성이 커졌다.

롯데건설은 현재 유동성 위기를 직접적으로 겪고 있지는 않지만 업황 악화가 지속될 가능성을 고려해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본사 부지 매각과 자산 유동화를 통해 약 1조 원을 확보하면 롯데건설의 부채비율은 210%에서 150%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본사 이전도 고려되고 있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았던 서울 마곡지구의 오피스 빌딩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이를 통해 비용 절감과 새로운 업무 환경 조성을 동시에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유동성 확보를 넘어 롯데건설이 지속 가능한 경영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략적 결단으로 해석된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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