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이석우 대표 중징계… 미신고 사업자와 거래 적발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증권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 거래
고객 확인 의무 수십만 건 위반 적발
제재심 논의 통해 과태료 최종 결정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27 11:45:24

▲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한경협 제64회 정기총회·새 CI 공개 행사에 참석해 류진 회장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상자산 거래소 1위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대기업이 된 지 3년 만에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국경제인연합회)에 가입했다. 그러나 신고하지 않은 가상자산사업자와 거래했다는 이유로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중징계를 받았다. 업비트 신규 고객은 앞으로 3개월 동안 가상자산 입출금이 정지된다.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위원회는 25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을 이유로 이석우 대표에게 문책경고란 중징계 처분을 통보했다. 두나무는 블록체인 기술기업 람다 256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증권 정보 공유 플랫폼 증권플러스를 운영 중이다. 업비트의 원화 가상자산 거래 점유율은 무려 70% 이상이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업비트가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금지 의무를 위반하고 고객확인의무 위반·의심거래 보고의무 위반 등 특금법상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위반한 사례를 적발했다. FIU는 신규 고객 가상자산 이전 금지 3개월(2025년 3월 7일~6월 6일)과 이석우 대표 문책경고를 최종 통보했다. 또 보고책임자와 준법감시인 등 2인에 대해선 면직 처분을 내렸고 팀장급 5명에겐 견책 처분도 내려졌다.

FIU는 작년 두 차례 현장검사에서 두나무의 법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 먼저 두나무는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19곳과 총 4만4948건의 가상자산 이전 거래를 지원했다. 그간 FIU가 수차례 업무협조문을 통해 해외 미신고 사업자와 거래 중단을 요청하고 준법 필요성을 알렸음에도 두나무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특금법에서 규정한 고객확인의무와 거래제한의무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초점이 안 맞거나 일부 정보를 가리는 등 신원 확인이 불가능한 신분증과 원본이 아닌 인쇄나 복사본 등 부적정한 신분증을 받은 사실이 3만4477건이 확인됐다. 고객 주소에 청첩장 URL이나 코로나 방역 문자 등을 기재했어도 고객 확인을 완료 처리한 경우도 5785건 확인됐다.

자금세탁행위 우려가 있는 고객에게 거래를 허용한 사실도 22만6558건이 적발됐다. 운전면허증을 통한 고객 확인 시 암호 일련번호 없이 개인정보만으로 운전면허증 사실 여부를 확인해 작업을 진행한 경우도 18만9504건이었다. 고객 확인 재이행 시 신분증을 받지 않은 경우도 906만6244건이었다.

이밖에 FIU는 수사기관의 영장 청구 내용과 관련된 이용자 15명의 의심거래에 대해 FIU에 대한 보고의무(특금법 제4조)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고, 대체불가능 토큰(NFT) 등 신규 거래지원 전, 자금세탁행위 위험평가를 실시하지 않아 특금법상 위험평가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2552건 확인됐다고 밝혔다.

FIU가 내린 영업 일부정지는 다음달 7일부터 6월 6일까지 영업정지 기간 중 신규 가입 고객의 가상자산 이전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다만 기존 고객은 이번 조치와 무관하게 제한 없이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하다. 신규 고객의 경우에도 외부로의 가상자산 이전(입출고)만 제한될 뿐 가상자산 매매·교환, 원화 입출금은 제한 없이 가능하다.

한편 FIU는 이번 조치안에 포함되지 않은 ‘두나무’의 과태료 부과와 관련해 3월 이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또한 FIU는 이번 현장검사 결과 지적된 사항에 대한 조치 결과를 제출받아 법위반 사항에 대한 시정 여부 등을 면밀히 점검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문책 경고는 절대 가벼운 처분이 아니다”라며 “향후 해외 진출이나 신사업에 나서는 과정에서 어떤 족쇄로 작용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사업을 확장할 때 (기업 입장에서) 제재받은 내용을 대부분 확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행법상 금융회사 임원이 문책 경고를 받으면 동종업계 취업이 제한되지만 두나무는 현행법상 금융회사로 분리되지 않기 때문에 관계법령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