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마은혁 임명해야” 결정… 셈법 복잡해진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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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일치로 최상목 대상 권한쟁의심판 일부 인용
馬 심리 참여 시 尹 탄핵심판 선고 지연 불가피
尹 파면 후 이재명 선거법 재판 노리는 野 딜레마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27 13:43:54

▲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지난해 12월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불임명은 국회 권한을 침해한 위법행위라는 헌재 결정이 나왔다. 야당은 마 후보자의 즉각적 임명을 촉구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마냥 웃지만은 못하는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헌재는 27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최 대행을 상대로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사건 선고기일을 열었다.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권한침해확인 부분을 인용 결정했다.

헌재는 “청구인(국회)이 선출한 마은혁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지 않은 건 헌법에 의해 부여된 청구인의 재판관 선출을 통한 헌재 구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여야 합의가 확인돼야 한다’는 최 대행 측 입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헌재가 최 대행에게 마 후보자 임명을 직접 명령해달라거나 그 지위를 갖춘 것으로 간주해달라는 청구는 각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 대행에게 즉각적인 마 후보자 임명을 요구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27일 서면브리핑에서 “최 대행의 헌법 위반을 헌재가 확정했다. 마 후보자를 즉각 임명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최 대행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판결이 나면 최 대행이 (임명 여부)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마 후보자는 여당을 중심으로 ‘좌편향’ 의혹을 사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자신의 SNS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시기에 편향성을 강하게 의심받고 있는 마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면 어느 누가 헌재를 의심하지 않겠나”고 주장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 대행이 마 후보자 임명을 계속해서 보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임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헌재의 인용 결정에도 불구하고 따르지 않는 것 자체가 위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 후보자가 헌재에 입성할 경우 민주당 셈법은 복잡해질 것이란 분석이 있다. 마 후보자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참여하려면 변론 갱신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 공판 절차 갱신이 이뤄질 시 탄핵심판 선고 시기는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최 대행이 법무부·법제처 등 관련 기관과 장기간 논의 후 마 후보자 임명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도 선고 지연의 변수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대법원 선고 시기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이후로 최대한 늦춰야 하는 입장이다. 1심에서 이 대표에게 피선거권 상실형이 판결된 선거법 사건 최종심 선고 법정기한은 6월26일이다. 윤 대통령이 파면돼 조기 대선이 열리기 전에 이 대표의 피선거권 상실형이 확정된다고 가정할 때 1극 체제의 민주당으로선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헌재가 마 후보자를 제외하고 지금의 8인 체제로 탄핵심판 선고에 나서거나 민주당이 이 대표 최종심 선고 지연에 한층 총력을 다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마 후보자 임명이 불발되면 이 대표에게 다소 유리하겠지만 지지 세력으로부터 무능하다고 손가락질 받는 딜레마에 민주당이 갇힌 형국 아닌가”라고 했다.

민주당이 최악의 경우 ‘후보 없는 대선’을 치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우여곡절 끝에 조기 대선이 열리고 이 대표가 대선 후보로 등록했는데 선거일 직전에 피선거권 상실형이 확정될 시 민주당은 추가 후보 등록을 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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