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건강보험 진료비가 5년 사이 70% 가까이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외국인 환자수가 100만 명 가까이 증가한건데 국내 건강보험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있어 외국인 무임승차를 방지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외국인의 건강보험 진료비가 2019년 약 9500억에서 지난해 약 1조6000억 원으로 6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8월까지의 진료비는 약1조1000억 원으로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외국인 환자수는 약324만 명에서 약416만 명으로 100만 명 가까이 증가했다.
외국인 환자는 2009년 의료법 개정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가 합법화 되면서 증가하기 시작해 2010년대에 들어 급성장기를 거쳤다. 작년에는 117만명을 유치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복지부는 올해 한국을 아시아 의료관광 중심국가로 도약시키겠다는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 외국인 지역가입자 중 일부가 단기체류 후 고액 진료를 받고 출국하는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며 외국인 건강보험 이용의 문제점이 논란이 되기 시작한다. 특히 중국 국적자의 사례가 ‘의료 쇼핑’이라며 비판을 받는다. 자율가입방식과 피부양자 등록기준의 미비로 인해 외국인 직장가입자가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가족을 피부양자로 등록하며 실제 생계를 같이 하지 않는 가족까지 등록하는 경우도 있었다. 직장가입자 또는 지역가입자가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을 때, 생계를 같이하며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가족은 피부양자로 등록되어 보험료 없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19년 피부양자 등록 기준을 강화하는 정책을 시작하고 20년에 들어서며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개선세를 보인다. 23년에는 추가로 소득·재산 기준을 강화했고 피부양자 요건도 국내 6개월 이상 거주자로 강화하면서 흑자로 돌아선다. 국적별로는 23년에는 중국이 유일한 적자를 기록했고 24년 중국은 55억원의 흑자, 베트남 네팔은 각각 1000억 이상, 미국과 캄보디아는 700억 이상의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전환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외국인이 한국의 건강보험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17일 국정감사에서 “중국인의 가입자의 누적 적자가 9년간 4300억 원이고 대한민국만큼 외국인에게 혜택이 많은 나라가 드물다”며 역차별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체납액도 문제 삼았는데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 체납액이 총 374억 원이며, 그중 중국 국적자가 115억 원으로 가장 많다”며 내국인은 체납 시 부동산·예금 압류가 가능하지만 외국인은 징수가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올해 1월 ‘외국인 건강보험 무임승차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건강보험 햬택을 제공하지 않는 국가의 국민은 한국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는 외교·통상에서의 상호주의 원칙을 건강보험 제도에 적용하자는 취지이다. 일부 전문가와 시민단체는 상호주의 도입에 대해 특정 국적을 겨냥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며 국제적 보편 의료 원칙을 훼손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국가별 차별적 접근은 외교적 마찰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건강보험 공단의 재정은 최근 몇 년간 악화되고 있으며 2025년에는 4조1238억 원의 적자로 본격적인 적자국면에 진입했다. 이는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3072억 원보다 훨씬 큰 폭의 악화이다. 건강보험 누적 준비금은 2028년에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총수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고령 인구 증가와 과잉 의료 등으로 지출이 수입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재정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