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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중국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손잡고 국내 유통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정 회장은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공동 설립한 합작법인(JV) ‘그랜드오푸스홀딩’의 초대 이사회 의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이번 행보는 2013년 신세계·이마트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이후 12년 만의 등기이사 복귀로 경영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랜드오푸스홀딩은 신세계와 알리바바가 지분을 공동 출자해 만든 합작법인으로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사회는 정 회장을 비롯해 장승환 지마켓 대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 제임스 동 알리바바 인터내셔널디지털마켓플레이스 사장 등 5인으로 구성됐다. 의사결정은 만장일치 원칙으로 진행되며 양국 경영진이 대등한 구조에서 협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정 회장의 등판은 침체된 이커머스 사업에 대한 ‘책임경영’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특히 지마켓은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한 1871억 원, 영업손실은 244억 원에 달해 구조적 쇄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신세계는 알리바바의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와 기술력, 데이터 기반 물류 시스템을 접목해 지마켓의 경쟁력 재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의 국내 시장 본격 진출이라는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알리바바는 알리익스프레스를 앞세워 한국 직구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으며 이번 JV를 통해 현지 셀러와 소비자 간 직접 거래 플랫폼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 입장에선 알리바바의 공급망·데이터·결제 기술을 활용해 국내 유통 디지털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을 “알리바바식 디지털 유통 모델이 국내 시장에 본격 도입되는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알리바바는 중국 내 ‘티몰(Tmall)’과 ‘타오바오’에서 축적한 온라인-오프라인 통합(O2O) 경험을 갖고 있으며, 신세계는 백화점·이마트·SSG닷컴 등 오프라인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협업이 본격화되면 온라인-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통합 유통 플랫폼 구축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신세계가 알리바바의 글로벌 판매망을 활용해 국내 중소 셀러의 수출 판로 확대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양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한국 상품의 중국 및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물류·결제·광고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용진 회장이 직접 의장으로 나선 것은 단순한 투자 협력 이상의 의미”라며 “신세계가 알리바바의 기술·플랫폼과 결합해 지마켓의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중국계 빅테크의 국내 영향력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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