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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은 2일 내란특검이 기소한 조태용 전 국정원장 사건을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에 배당했다.이로써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정원장의 직무유기와 정치 관여 혐의 재판이 시작된다.특검은 조 전 원장이 국정원장 의무를 전면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형사32부는 이미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사건과 김건희 특검팀이 기소한 구세현 전 웰바이오텍 대표의 재판을 맡고 있다. 이번 사건 역시 국가기관 고위직의 중대 범죄 혐의를 심리하는 재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검에 따르면 조 전 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전, 이미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인지하고도 이를 국회에 보고하지 않아 국정원장으로서의 주요 의무를 방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계엄군이 특정 정치인을 체포하려 한다는 내용의 보고를 받고도 이를 숨긴 채 사태를 은폐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계엄 발령 이후 국정원이 취해야 할 정보 보고·감시 기능을 중단시킨 직무유기라는 것이다.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역시 핵심 쟁점이다. 조 전 원장은 계엄 당시 홍장원 전 1차장의 동선이 담긴 국정원 CCTV 영상을 국민의힘 측에만 제공해 국정원법이 금지한 정치 관여 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는 특정 정당에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제공한 것으로 특검은 국정원의 정치 중립성을 훼손한 명백한 불법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증거인멸 의혹까지 더해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조 전 원장은 비상계엄 폭로 직후 박종준 당시 경호처장과 통화하며 홍 전 차장의 비화폰 삭제를 승인했고 이후 대통령 통화 기록 등 주요 자료가 원격 삭제됐다. 이는 내란 관련 증거를 없애기 위한 고의적 행위라는 것이 특검의 결론이다. 조 전 원장은 언론사에 허위 보도 가이드를 배포하고 국회 정보위원들에게도 허위 보고를 하는 등 은폐 행위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지난달 28일 조 전 원장을 △국정원법상 정치 관여 금지 위반 △직무유기 △증거인멸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등 중대 범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국가 정보기관의 수장이 계엄 사태의 사실을 은폐하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권한을 남용했다는 의혹이 법정에서 어떻게 처벌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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