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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 FTA 개선협상 타결…보호무역 역주행·무관세 확대
원산지 기준 완화로 자동차·K-푸드 혜택...고속철 시장 추가개방
주경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12-16 12:41:07
 
▲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025. 12. 15.(월,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크리스 브라이언트(Chris Bryant) 영국 산업통상부 통상담당장관과 한-영 FTA 개선 협상을 타결하고 이를 확인하는 공동선언문 서명식을 가졌다. 사진=산업통상부
 
한국과 영국이 2년여에 걸친 협상 끝에 자유무역협정(FTA) 개선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관세 인상과 자국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기조와는 정반대로, 무역 장벽을 낮추고 시장 접근을 확대하는 방향을 택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크리스 브라이언트 영국 산업통상부 통상담당 장관이 '한·영 FTA 개선 협상'을 타결하고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한-영 FTA' 개선협상 타결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통상환경에서 자유시장질서를 공고히하고 유럽 내 핵심 파트너인 영국과 경제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 이라며 의면 협상타결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영 FTA는 영국의 브렉시트 이후 교역 공백을 막기 위해 2011년 발효된 한·EU FTA 내용을 그대로 반영해 2021년 발효됐으며, 발효 2년 내 개선협상을 추진한다는 조항에 따라 본격적인 재협상이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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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은 6차례 공식 협상과 5차례 통상장관 회담을 거쳐 쟁점을 조율했고, 최근 서비스·투자 분야 협상에서 남은 이견을 해소하며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이번 개선협상의 핵심은 추가 관세 철폐가 아니라 원산지 기준 완화와 시장 접근성 제고다. 이미 대영 수출품목의 99.6%가 무관세인 상황에서, 기업이 실제로 혜택을 누리기 어려웠던 규제를 손질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가장 큰 수혜 품목은 자동차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영 수출 중 36%를 차지하는 자동차는 관세 10% 품목으로, 기존에는 역내 부가가치 55%를 충족해야 무관세 적용이 가능했다. 이번 협상으로 기준이 25%까지 낮아졌다.
 
특히 전기차는 배터리 제조 과정에 투입되는 리튬, 흑연 등 수입 원료의 가격에 따라 산출되는 부가가치가 크게 달라진다. 전 세계적으로 핵심광물 수급 불안 및 가격 변동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부가가치기준 완화로 우리 기업이 안정적으로 FTA 관세 혜택을 누리고 영국 진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뷰티와 K-푸드도 원산지 규제가 풀렸다. 화장품 등 화학제품은 화학반응·정제·혼합 등 핵심 공정이 한국에서 이뤄지면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만두·떡볶이·김밥·김치 등 가공식품은 원재료의 역내산 요건이 삭제돼 제3국 원료를 활용한 국내 생산품도 무관세 수출이 가능해졌다.
 
정부조달 분야에서는 그동안 한국만 개방했던 영국 고속철도 시장이 상호 개방됐다. 유럽 고속철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인 국내 건설·철도 기업에는 실질적인 기회가 열렸다는 평가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 경쟁력이 높은 온라인 게임 시장이 추가 개방됐고,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기반 신서비스 전반에 대해 법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디지털 콘텐츠와 플랫폼 기업의 유럽 진출 여건도 개선됐다.
 
비자 제도 정비도 눈에 띈다. 영국 내 공장 설립 초기 단계에서 한국 엔지니어와 설비 유지·보수 인력이 보다 수월하게 입국할 수 있도록 했고, 영어 능력을 요구하지 않는 비자 유형 활용도 가능해졌다. 협력업체 인력까지 서비스 계약 형태로 파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공급망 협력은 별도 챕터로 격상됐다. 희토류, 요소수, 배터리 등 핵심 원자재 공급 교란이 발생할 경우 10일 이내 긴급회의를 열고 대체 공급처와 수출 조치 정보를 공유하는 체계가 구축됐다.
 
디지털 무역 규범과 AI 협력도 포함됐다. 국경 간 데이터 이전 자유화, 컴퓨팅 설비 현지화 요구 금지, 소스 코드 제출 요구 금지 등은 미국이 자국 중심 규제를 강화해온 흐름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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