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5년 1월 이른바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사태’를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촬영하다 ‘건조물침입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정윤석 감독에 대한 상고심 선고가 오는 30일 대법원에서 열린다.
앞서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난해 8월 다큐멘터리 촬영을 목적으로 3분간 법원 후문 인근에 체류했던 정 감독에게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한다며 벌금 200만원의 유죄판결을 선고했다.
정 감독은 즉각 항소했지만,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12월 유죄판결을 선고한 1심 법원의 판결을 유지한바 있다.
27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에 따르면, 항소심 법원은 정 감독이 집회참가자들과 합류하거나 합세하지 않고 그와 동떨어져서 촬영만 했기 때문에 특수건조물침입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정 감독의 진입을 다른 피고인들과 구분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건조물침입죄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항소심 법원은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 보장하는 표현 및 예술의 자유도 다른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제한될 수 있다며, 정 감독의 촬영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정 감독 변호인단은 지난 2월 9일 상고했다. 변호인단은 같은달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상고가 필요한 이유로 △헌법과 법률(자유권규약 및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공소권 남용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 △위법한 현행범체포에 대한 판단누락 및 채증법칙 위반 △건조물침입죄 구성요건에 대한 법리오해와 심리미진 △정당행위 불인정에 대한 법리오해와 심리미진 △착오에 대한 법리오해와 심리미진 등을 들었다.
정 감독 변호인단은 상고이유서, 상고이유보충서를 통해 정 감독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술인이자 언론인인 정 감독을 건조물침입죄로 처벌하는 것은 저널리스트의 기록할 권리 등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과 법률을 위반된다는 지적이다.
또한 정 감독에 대한 위법한 체포 및 최루액 살포 등에 관한 판단이 누락돼 있다는 점, 건조물 침입죄의 구성요건에 대한 잘못된 해석,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의 규범력을 부인하고 좁은 의미의 언론인과 예술인을 차별하는 기준으로 정당행위를 인정하지 아니한 잘못됐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27일 시민 3297명이 연서한 무죄를 촉구하는 탄원서와 정 감독의 최후진술문을 대법원에 접수했다. 수사단계부터 지금까지 탄원에 연명한 인원은 약 3만여명에 이른다. 또한, 위험에 처한 영화인을 위한 국제연대(ICFR) 등 국제단체 등에서도 항소심 과정에서 정윤석 감독의 무죄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정 감독은 최후진술문을 통해 “원심의 판단처럼 예술가의 용기가 유죄가 된다면, 앞으로 닥칠 위기 앞에서 그 어떤 창작자도 용기 내어 진실을 마주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과 존재 이유를 국가 스스로 부정하는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본 재판이 폭력과 혐오가 아닌,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신장시키고 ‘예술인권리보장법’을 작동시킨 아름다운 첫 역사적 판례로 남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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