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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 등록, 제약사 영향력 단체 등 배제 필요
환자기본법 시행 앞두고 ‘하위법령’ 설계 첫 논의
환자정책위원회 구성시 노동계·시민·소비자 단체도 참여해야
주경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05-31 16:53:54
 
▲ 환자기본법 시행에 앞서 하위법령 마련을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사진=환자단체연합회
 
환자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환자단체 등록 기준과 환자정책위원회 구성 등 법의 실효성을 담보할 하위법령 정비 과제가 제시됐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29일 의료기관평가인증원 교육장에서 ‘환자기본법 제정 이후,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환자기본법 제정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좌장은 전 보건복지부 제1차관인 이기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가 맡았으며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와 박성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발제했다.
 
환자기본법은 4월 28일 공포됐으며 2027년 4월 29일부터 시행된다. 기존 환자안전법은 환자기본법 시행과 함께 폐지돼 통합된다.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환자기본법 제정으로 환자를 단순한 진료 객체나 보건의료서비스 수혜자로 보지 않고 자신의 건강과 투병 과정, 안전과 권리 증진에 참여하는 보건의료의 주체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심포지엄에서는 법이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시행 전 하위법령 제정 과정에서 환자 당사자와 전문가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기종 대표는 ‘환자기본법 시대, 환자단체의 역할과 향후 과제’ 발제를 통해 환자단체와 환자지원단체의 구분을 첫 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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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투병과 권리 증진을 위해 직접 조직한 환자단체와 이해관계자가 상업적 목적이나 영향력 행사를 위해 조직할 우려가 있는 환자지원단체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다. 안 대표는 등록환자단체의 시설·인력 기준도 하위법령에서 엄격히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동시에 환자기본법 시행 이후 환자단체 역할이 확대되는 만큼 정부의 재정지원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정지원 방안으로는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을 준용해 사업비와 운영비를 보조하는 방식, 국가 환자정책 연구사업과 관련 사무를 환자단체에 위탁하는 방식 등이 논의됐다. 환자단체에 공적 역할을 부여하면서 이를 수행할 재정 기반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환자정책위원회 구성 관련해서는 등록환자단체 추천 인사가 참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은 진전이지만, 기존 환자안전법상 국가환자안전위원회에 포함됐던 노동계·시민단체·소비자단체 추천 위원 규정이 빠진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
 
안 대표는 이에 따라 환자정책위원회에 소비자·시민·노동 단체 추천 위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자단체 몫을 보장하는 수준을 넘어 일반 환자와 소비자 권익을 폭넓게 대변할 구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안 대표는 조직과 인프라 확충도 제안했다. 환자 목소리가 보건의료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 내 환자정책국을 신설하고 지역사회에서 투병과 권익보호를 지원할 환자통합지원센터, 환자 중심 연구 근거를 생산할 환자학회 설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박성민 교수는 ‘환자기본법 하위 법령 제정의 쟁점과 과제’ 발제에서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담아야 할 쟁점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환자기본법이 권리보장과 환자안전 증진을 포괄하는 실효성 있는 법률로 작동하기 위해 등록환자단체 요건과 역할, 환자정책위원회 권한, 환자의 권리 12개 실효성, 환자안전사고 조사, 환자정책 기본계획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등록환자단체에 대해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등 기존 법령을 참고해 시설과 인력 기준을 정하고 상담·교육·정책조사 등 역할을 명확히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재정 보조 기준 역시 하위법령에서 구체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환자정책위원회와 관련해서는 다른 법령이나 지침이 환자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을 때 의견제시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단순 심의기구가 아니라 환자 권리 보호 장치로 기능하도록 권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박 교수는 환자기본법에 명문화된 12개 환자 권리도 선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의료기관 내 권리 게시, 정기적 실태조사, 환자정책영향평가 절차 등을 하위법령에 꼼꼼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환자안전사고 조사 조항 관련해서는 조사 과정에서 수집된 자료와 진술이 의료진의 민·형사 책임 추궁에 쓰이지 않도록 보호해야 의료기관의 협조를 이끌 수 있지만, 광범위한 증거능력 배제는 기존 법체계와 충돌할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했다다.
 
이후 심포지엄 패널토론에는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 김소윤 연세대 의과대학 의료법윤리학과 교수, 조민우 울산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정진향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 신현두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이 참여했다. 객석에서도 환자들의 플로어 토론이 이어졌다.
 
한편 내년부터 5월 29일은 환자기본법에 따른 법정기념일인 환자의 날로 지정된다. 5월 29일은 2010년 항암제 빈크리스틴 투약오류로 사망한 고 정종현 군의 기일로, 환자안전의 중요성을 알린 계기가 된 날이다. 한때 WHO 세계 환자안전의 날에 맞춰 9월 17일로 옮겨졌다 환자기본법 제정을 통해 다시 5월 29일로 되돌아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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