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간에서 특정 주제나 관심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온라인 커뮤니티는 단순한 소통의 공간을 넘어 여론의 장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그러나 동시에 혐오를 조장하고 편 가르기를 부추기는 공간이라는 부정적인 인식도 크다. 커뮤니티 문화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은 사람을 두고 '커뮤남' '커뮤녀'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문제는 커뮤니티에서 생산되는 혐오와 조롱이 온라인 공간 안에서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부 극단적인 의견이 마치 사회 전체의 여론인 것처럼 소비되고, 다른 커뮤니티와 SNS, 유튜브 등을 거쳐 빠르게 확산된다.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던 표현과 세계관은 어느새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비판적으로 걸러낼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커뮤니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익명성이 지목된다.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 환경에서는 현실에서 쉽게 하지 못할 말도 거리낌 없이 내뱉게 된다. 익명성은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라는 순기능도 있지만, 동시에 책임감 없는 혐오 표현과 조롱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제재에도 한계가 있다. 현재 명예훼손이나 모욕, 불법 게시물 등에 대한 처벌 제도가 존재하지만 실효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플랫폼이나 VPN을 이용한 우회 등 제도적 사각지대도 여전히 존재한다.
익명성을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다. 지난 5월 이재명 대통령이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의 폐쇄 검토를 지시하면서 표현의 자유와 규제의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우리나라는 과거 인터넷 실명제를 시행했지만, 2012년 헌법재판소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본인확인제를 위헌으로 결정했다. 헌법과 국제인권 기준에서도 '익명으로 표현할 자유'는 표현의 자유의 중요한 요소로 인정되고 있다.
최소한의 법적 장치는 필요하다. 불법 행위에는 적절한 처벌을 통해 경각심을 주고,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규제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결국 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 분위기다.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선을 넘는 행동인지 사회가 분명한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지켜가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정치인이 앞장서 혐오와 편 가르기를 부추기고 있지는 않은가. 자극적인 유튜브 채널은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고, 기성 언론은 커뮤니티발 논란을 무분별하게 기사화하며 관심을 끌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잘못된 행동에는 분명히 선을 긋고,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드는 일은 결국 어른들의 몫이다. 우리 사회가 길러야 할 것은 비판적 사고력만이 아니다. 서로 다른 생각과 성향을 가진 사람과 공존하는 태도를 배우는 것, 그것이 혐오와 갈등이 일상이 된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를 바꾸는 가장 근본적인 해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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