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48개국이 참가한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유럽의 강세는 여전했고 모로코가 시작한 아프리카의 모래바람은 거세졌다.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개막전으로 시작한 북중미 월드컵이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으로 막을 내렸다. 월드컵 2연패를 노리던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무적함대 스페인에게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스페인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 2018년과 2022년 월드컵에서 유럽의 강세는 확연했다. 2018년 유럽은 14개국이 본선에 올라 그 중 10개 팀이 16강에 진출했다. B조(스페인·포르투갈)와 C조(프랑스·덴마크), G조(벨기에·잉글랜드)는 조 1·2위를 모두 독식했고, 조 1위 8개국 중 5개국이 유럽이었다. 북중미와 아시아는 각각 멕시코와 일본을 토너먼트에 올리며 체면을 지켰지만, 아프리카는 단 한 팀도 진출시키지 못해 자존심을 구겼다.
이후 16강에서 멕시코와 일본마저 탈락하면서 8강은 남미와 유럽의 양강 구도로 좁혀졌고, 프랑스와 벨기에가 각각 우루과이와 브라질을 꺾으면서 4강은 온전히 유럽의 무대가 됐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역시 유럽의 우위 속에서 아프리카의 반란이 빛났다. 아시아는 일본, 한국, 호주가 동반 16강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으나 토너먼트 벽을 넘지 못했다. 아프리카는 2개국 진출에 그쳤으나 모로코가 4강까지 질주하며 2018년과 달리 3개 대륙이 4강에 포진하는 다채로운 그림을 만들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모든 대륙의 출전권이 늘어난 만큼 판세가 안갯속이었다. 32강 본선에서 유럽은 16개국 중 13개국을 생존시키며 여전한 위용을 뽐냈고 아프리카 역시 10개국 중 9개국을 토너먼트에 올려놓으며 새로운 모래바람을 예고했다. 반면 아시아는 진출국이 2개 팀으로 오히려 줄었고, 북중미는 개최국 3개국, 남미는 5개국이 32강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 내전을 제외하면 유럽 팀들은 32강에서 4승 3패로 꽤 고전했다. 아프리카, 북중미, 남미 팀에 각각 일격을 당했다. 반면 아프리카의 저변 확대는 눈부셨다. 특히 카보베르데가 이번 대회 강력한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카보베르데는 우승팀 스페인과 0대0 무승부를 기록하며 당당히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고 32강전에서는 준우승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연장까지 가는 팽팽한 승부 끝에 2대3으로 석패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모로코의 저력도 빛났다. 네덜란드와 개최국 캐나다를 차례로 격파하며 8강에 진출했다. 비록 우승 후보 프랑스를 만나 0대2로 패했지만, 메이저 대회 토너먼트에서 거듭 경쟁력을 입증하며 다가올 공동 개최 월드컵(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결과적으로 유럽은 역시 강했다. 토너먼트 초반 6개국이 탈락하며 지난 두 대회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듯했으나 8강에 무려 6자리를 쓸어담으며 이변은 없다를 증명했다. 4강 중 3자리를 차지하고 스페인의 우승으로 피날레를 장식하면서 이번 월드컵 역시 세계 축구의 중심은 여전히 유럽임을 확인하는 자리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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