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활성화 시범 운항이 부산항에서 첫발을 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해운기업 팬스타 라인의 팬스타 아크로호는 22일 부산항에서 유럽을 향해 첫 출항한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팬스타가 HMM으로부터 27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몸바사호를 인수해 선명을 변경한 선박이다. 이번 시범 운항에는 극지 운항 경험을 갖춘 항해사를 포함해 총 20명의 승무원이 탑승한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북극해를 거쳐 영국 펠릭스토우 항구까지 18일 만에 직항으로 주파할 예정이다. 이후 네덜란드 로테르담, 독일 함부르크, 폴란드 그단스크 등 유럽 주요 항만으로 운항을 이어간다. 북극항로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항로는 약 1만3000km로 기존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노선 대비 7000km 단축된다. 운항 기간도 20~30일 가까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선박 용량의 절반 수준인 최소 1300TEU 이상을 적재하며 대유럽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부품, 합성수지, 중고차, 철강, 식품, 화장품과 함께 일본 및 중국에서 출발하는 환적 화물 수요까지 흡수해 부산항을 동북아 북극 물류 통합 허브로 거듭나게 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경제성도 관건이다. 북극항로 운항 가능한 시기는 얼음이 녹는 7~10월뿐이다. 또한 해빙상황에 따라 속도와 항로도 달라지며 극지 운항 장비와 높은 보험료, 극지운항 인력 비용 등 부담 요인이 있다.
게다가 북극해 통항 허가 관리를 담당하는 러시아 국영기업 로사톰플로트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에 포함되어 있어 제재 준수 및 보험 적용 문제 등 복잡한 지정학적 과제 해결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북극항로는 글로벌 물류 경쟁력 부문에서 전략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되면서 주요국들도 항로 패권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앞서 나가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 컨테이너 해운사 씨레전드 쉬핑은 중국 닝보와 영국 펠릭스토우를 잇는 북극해를 통한 세계 최초의 정기 컨테이너 화물 운송에 들어간다.
15일부터 10월 3일까지 매주 한 차례씩 총 8차례 운항하고 있다. 북극항로를 통한 상업 운항이 정기 서비스로까지 확대됐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항로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경우 중국과 영국을 오가는 해상 운송 기간이 기존 40일 안팎에서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어 물류 효율 개선이 기대된다.
한국은 북극항로 개척 후발주자다. 정부는 2030년 북극 정기 서비스 항로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북극항로 활용 촉진 과제 발굴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2030년 상업운항 실현을 위한 화물 확보 전략 마련에 나섰다. 국내 화주뿐 아니라 선사, 물류기업의 북극항로에 대한 입장도 조사해 화물 특성별 유치 가능성을 분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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