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이 도발 중단하도록 영향력 행사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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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美국무, 시 주석 등 中지도부에 촉구
中, G2 국가로서 미 권고 받아들이는 게 온당
北 육로 세 곳 폐쇄… 체제 존립 불가 깨닫길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01 07:00:02

북한의 호전성과 폐쇄성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북한이 강원도 철원군 화살머리고지 인근 비무장지대(DMZ) 전술도로에도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의선·동해선 등 남북을 잇는 육로 세 곳이 모두 막힌 것이다. 남북 관계가 회복 불가능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우리를 국가의 공식 명칭인 ‘대한민국’으로 부르고도 있다. 우리나라를 별개의 나라, 외국으로 본다는 의미다.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기 위해 북한에 영향력이 큰 중국의 역할이 요청된다. 중국은 세계 주요 2개국(G2)의 지위에 걸맞은 책무를 수행해야 한다. 중국은 덩샤오핑(鄧少平) 주석의 개혁·개방으로 40여 년간 고속성장을 통해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근래 ‘차이나 리스크’로 불릴 정도로 건설 경기 하락 등 경제적 어려움이 작지 않지만 성장세는 이어 가고 있다. 군사적으로는 항공모함을 취역시켰고 올림픽 등 잇단 국제행사 개최를 통해 글로벌 무대 활동이 급속히 늘었다.

중국은 G2에 걸맞은 역할을 마땅히 떠맡아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요청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중국은 이제 국제 규범을 따라야 한다”고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중국은 조화로운 세계를 목표로 지구촌의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고 주변국을 아우르는 협력공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리더십도 보일 때다. 한반도와의 외교안보 관계에서도 이제는 맹목적인 친(親)북한 일변도에서 벗어나 균형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한국과 30여 년간 이룬 성과를 토대로 앞으로 한 단계 더 성숙한 동반자 관계로 승화시키는 것이 양국이 ‘윈윈’하는 길임을 시진핑 지도부는 익히 알고 있으리라고 믿는다.

이런 측면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 등과 만나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강력히 촉구한 게 주목된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이 위험한 행동을 종식하고 대화에 관여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중국은 블링컨 장관의 권고를 받아들이는 게 온당하다. 그것이 G2 국가로서 세계 만방에 떳떳한 정상 국가로 서는 길이자 중국 국민을 위하는 길이기도 하다.

미·소 패권 전쟁은 미국의 승리로 귀결됐지만 미국은 중국이라는 색다른 패권 도전국의 도전에 직면했다. 국민 전체가 부자는 아니지만 공산당이 충분한 자금으로 대외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중국은 일대일로 전략을 통해 패권국의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일대일로 전략은 중국 공산당의 해외 거래 방식의 투박함 등으로 여러 문제를 노정시켰다. 중국의 투자가 약탈적인 성격을 가진 것으로 드러나 일대일로 권역에서 이탈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를 미국 패권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이를 차단하는 다각도의 방법들을 강구했다. 완전한 자본주의도 아니고 사회주의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의 중국 경제가 최근 붕괴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미국의 중국 견제 노력이 결실을 거둔 결과로 보아도 될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한 침략 전쟁을 촉진하는 군수품을 제공해 왔다고 주장한다. 만일 사실이라면 중국은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중국은 북한이 강력한 주민 통제와 핵·미사일에 의존하는 선군(先軍) 정치로는 경제 발전은커녕 체제 존립 자체가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조언하길 바란다. 그게 G2 국가 중국이 동북아 안정은 물론 세계평화에 기여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국가로서 위상을 높이는 길임을 인식하길 바란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