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와 선 그은 용산… 與 원내대표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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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9일로 연기 설왕설래

대통령실 “당무 개입 않는 게 尹心”… 선거 불개입 메시지
내정실 李의원에 결단할 시간 주고 他 의원 출마 유도
일각선 “李의원 반대 기류 가라앉히기 위한 시간 벌기”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01 17:49:51

▲ 윤재옥(왼쪽 세 번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미나 기자

국민의힘이 3일 개최가 예정됐던 원내대표 선거를 전격 연기했다.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 출마 가능성에 대한 계파를 가리지 않는 비판 영향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특히 대통령실 메시지가 영향 끼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반면 전혀 반대의 해석도 제기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이 후보자들의 비전 및 원내 운영 생각을 들어보고 토론도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많은 분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고 출마 후보자들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드려야겠다고 해서 9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회의 끝에 선거일을 9일 오후 2시로 미루기로 했다. 2일 선거일 공고 후 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후보자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1일 오전까지 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보는 ‘0명’이었다. 친윤 핵심인 이 의원이 유일하게 출마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이에 당내에선 비윤·무계파는 물론 친윤계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쏟아졌다.

비윤계 윤상현 의원은 “이 의원은 총선 패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벌받을 분이지 상 받을 분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배현진 의원도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책임자라 할 수 있는 이 의원에게 제 개인과 여러 당선인 의견을 전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후보로 나선다는 의지를 접지 않기에 부득이 공개로 의견을 밝힌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최근 “패장을 내세워 또 한 번 (당을) 망쳐야 하겠나. 패장이 나와서 설치는 건 정치 도의도 아니고 예의도 아니다”고 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도 “명예로운 정치적 죽음을 택하라”고 했다. ‘나이(나경원·이철규) 연대설’이 돌았던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은 이 의원 출마 적절성에는 말을 아끼면서도 연대설을 강력 부인하고 “단독 출마·단독 당선 이런 모습은 당에 건강하지 못하다”고 했다.

대통령실에서도 이 의원과 선을 긋는 듯한 메시지가 나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언론에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게 윤석열 대통령의 오랜 원칙이다. 대통령실은 여당 원내대표 선거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오해 살만한 어떠한 행동도 하지 말라는 게 윤 대통령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당내 기류, 특히 대통령실 입장이 원내대표 선거 연기에 영향 끼친 것 아니냐는 게 정치권 일각의 추측이다. 이 의원에게 결단할 시간을 주고 다른 의원들이 선거에 참여할 기회를 주려 한다는 것이다.

반면 이 의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잠재울 시간 확보 차원에서의 연기라는 관측도 있다. 다만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의원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여론이) 전환될 수 있도록 시간을 늘린 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 그건 억측”이라고 부인했다.

이 의원을 제외한 원내대표 후보군은 김태호·박대출·송석준·이종배·추경호 의원 등이다. 송 의원은 “아직 입장 밝힐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뭐든 해보겠다는 각오”라고 했다. 이종배 의원은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 주변 의견을 듣고 상의 중”이라고 했다. 김도읍 의원은 지난달 28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성원 의원도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안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