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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가 1분기 호실적 전망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1분기 증시 활황에 힘입어 브로커리지(매매 중개 수수료)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실효성 의문, 금리 인하 연기 등으로 거래대금은 둔화세를 보일 전망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 등도 여전해 실적뿐 아니라 신용도 하향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점쳐진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4곳(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키움증권)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총 7949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1조842억 원)과 비교해선 26.7% 적지만 지난해 4분기(-3403억 원) 대비로는 4곳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금융지주 자회사인 NH투자증권·KB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 4곳은 1분기 5891억 원의 합계 순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을 개선했다. 지난해 1분기(5275억 원)보다 11.7% 큰 규모다.
주식 거래대금 증가가 증권사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보인다. 1분기 국내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1조4260억 원으로 전분기(16조5146억 원) 대비 5조 원 가까이 불어났다. 전년동기(17조6246억 원)보다도 4조 원가량 많다. 통상 거래대금이 늘어나면 브로커리지 수입을 늘려 실적을 개선한다. 하나증권이 추정한 자료를 보면 주요 증권사 5곳의 1분기 브로커리지는 518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4292억 원)보다 20.7% 크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적 변동 폭이 큰 것은 전년동기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전분기 대규모 대체투자 관련 비용 등이 반영된 기저효과가 반영된 영향이다”며 “절대적인 이익 수준은 양호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증시 거래대금 증가로 양호한 브로커리지 실적이 기대되고 비용 선반영 효과로 이익 훼손 정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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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
PF 충당금 추가 적립?
증권업계가 실적 개선을 이어갈지는 의문이다. 여당의 총선 참패로 정부에서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동력을 잃을 수 있어서다. 정부는 2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상장사에 주기적으로 관련 계획을 자율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가이드라인’을 내놨으나 법인세 인하,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세제 혜택 부문은 제외해 시장에 실망을 안겼다.
증시 이탈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일평균거래대금은 20조1234억 원으로 1분기보다 1조 원 줄었다. 2·3일엔 평균 거래대금이 16조7508억 원을 기록했다.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늦춰지는 점도 악재다.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내 3차례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물가 지표, 중동 분쟁 우려 등으로 금리를 언제 내릴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도 증권사의 발목을 잡는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26개 증권사의 부동산 PF 추정 손실 규모는 4조6000억~7조6000억 원 수준이다. 증권사들이 이미 적립한 충당금 규모는 3조2000억 원에 그친다. 이는 증권사들이 PF 관련 손실에 대비해 추가로 4조 원 이상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적엔 악재 요인이다.
업황 악재가 닥치면서 신용평가사는 증권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낮추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15일 하나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로 내렸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IB수수료 점유율이 지속 하락하는 가운데 수익성 저하로 지난해 말 순영업수익 점유율이 1.3%를 기록하는 등 일부 사업 부문의 시장지위가 저하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다올투자증권에 대해서도 지난달 30일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강등했다. 지난해 11월 한국기업평가가 다올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내린 데 이어 5개월 만이다. 나신평은 “지난해 471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주력 사업 부문인 부동산금융의 위축으로 수익창출력이 저하됐다”고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그밖에 국제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향후 1~2년간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상업용 부동산 등 해외대체투자 신용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한 주요 증권사 5곳(한국금융지주·미래에셋·NH투자·삼성·키움)의 2분기 순이익은 총 8140억 원이다. 1분기(1조204억 원)보다 2000억 원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예리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대규모 부동산 PF 관련 손실을 인식했으나 아직 추가 적립이 필요한 수준이다”며 “이미 적립한 충당금과 그간 이익 누적으로 인한 자본 확대 등으로 증권사의 손실흡수능력과 리스크 관리능력은 제고된 상황이지만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부동산 PF 익스포저로 인한 증권업 수익성 하방 압력은 지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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