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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지인 등 가·피해자간 역할 분담 후 고의사고를 내는 등 자동차보험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4년 자동차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3008억원에 달했고, 같은 해 적발되지 않은 보험사기 규모는 최대 5조4568억원에 달했다.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자동차 보험 사기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지난해 발표한 자동차보험 사기 상시조사에 따르면 2014년 자동차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3008억원이다. 전체 적발된 금액 5997억원의 50.2%로 절반을 넘은 수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 3월부터 지난해 3월 말까지 3년간 적발된 자동차 고의사고는 859건이었다. 이를 통해 자동차상해 보험금 및 보장성 보험금 21억2000만원을 편취한 보험사기 혐의자 64명이 적발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전체 보험사기의 11%만이 적발됐다. 적발되지 않은 전체 보험사기 규모는 최대 5조4568억원이다. 손해보험 업계에서는 미적발 사기 중 상당수가 사기를 치기 쉬운 자동차보험 사기일 것으로 추정했다.
자동차 보험 사기 주요 유형은 ‘지인과 역할 분담 후 고의사고를 반복 사고’, ‘가족을 활용한 조직적 보험사기’, ‘단기간에 경미한 자동차 사고 집중 유발’, ‘다수 보장성 보험 가입 후 보험금 편취’ 등이 있다.
지능적 보험사기, 약관 공부해 허위사고…“언제 탈지 모르는 돈 내는 게 억울”
날이 갈수록 보험사기 수법은 진화하고 있다. 동대문 경찰서 교통수사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보험사기 유형은 허위 신고다.
일명 ‘운전자 바꿔치기’는 가장 전통적인 사기 수법이다. ‘운전자 바꿔치기’는 보험처리가 안 되는 운전자가 사고를 낸 경우 보험가입 처리가 가능한 사람으로 허위신고를 하는 것이다. 일반인들도 별 다른 죄의식 없이 할 정도로 보편적인 사기 수법이다.
허위 신고 중에는 단독 사고를 쌍방 사고로 신고하는 경우도 잇다. 개인이 운전하다가 단독으로 낸 사고를 보험처리가 될 수 있도록 “다른 차가 박았다”고 하는 경우다.
▲ 자료: 금융감독원 ⓒ스카이데일리
최근 발생한 사건 가운데에는 자차가 아닌 고객차를 발렛파킹하다가 발생한 사고가 있다. 근무자 김모 씨는 고가 외제차를 주차하다 벽에다 박았다. 근무자가 사고를 냈기 때문에 자비로 최소 500만원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김 씨는 사고 사실과 달리 “자차를 운전하다 고객차를 박았다”고 보험사에 신고해 보험료를 요구했다.
포크레인 운전자 최모 씨는 트럭 적재함에서 내려오다가 전복돼 뼈가 골절되는 등 크게 다쳤다. 최 씨는 개인 부주의로 다쳤기 때문에 자비로 치료해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보험사로부터 보험을 청구 받기 위해 “트럭이 갑자기 출발하는 바람에 적재함에서 떨어졌다”며 교통사고로 접수했다. 그러나 해당 보험사는 증거를 모아 면담한 결과 교통사고가 아니었음을 적발해 냈다.
자동차보험사기 가운데 가족끼리 공모한 사기도 있었다. 보험 사기는 특성상 공범끼리 짜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믿을만한 지인이나 가족끼지 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사기 유형 분석 결과 2인 이상 다수인 공모 사기 건은 1386건으로 전체 2008건의 69.0%를 차지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모 씨는 지난 2월 파주에서 조카와 교통사고를 계획해 고의사고를 냈다. 최 씨는 주차장, 골목길 등에서 고의로 접촉사고를 내 11회에 걸쳐 1400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그는 차에 함께 탑승한 부인과 딸이 부상을 당했다며 대인 보험금도 요구했다.
예모 씨는 지능적인 상승범이다. 예 씨는 시내버스와 택시가 부딪힌 사고 장면을 목격한 뒤, 버스에 탄 사람처럼 가장했다. 그는 “버스를 타고 가던 중 다쳤다”며 치료비와 합의금 등을 요구해 106만4600원을 받아냈다. 그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허위사고를 신고해 자동차 보험금 및 상해보험금으로 총 24회에 걸쳐 약 1800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전선선 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장은 “보험약관을 공부해 사고를 위장하는 경우, 피해가 경미한 사고를 과장해 신고하고 병원에 장기 입원한 경우 등이 있다”며 “고의사고를 내 보험금을 탄 사람들의 동기는 돈 때문이었다. 사기범들은 사고가 나지도 않는데 매년 돈이 들어가는 것이 억울했다거나 돈의 유혹에 넘어갔다 등의 이유를 많이 댄다”고 말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스카이데일리
보험사기에는 병원이 함께 가세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부 병원에서는 자동차 사고자의 진료비를 높여 받기 위해 간단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음에도 입원을 권유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전 팀장은 “자동차보험 사기는 안 보면 알 수 없기 때문에 적발되지 않은 ‘숨어있는 범죄’가 많다”며 “사기 급증으로 사회적 불신이 쌓이고 선량한 계약자만 손해를 봐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보험 사기 실태를 바로잡기 위해 경찰 수사팀과 보험사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한 보험 전문가는 “각 보험사 SIU(보험사기특별조사팀)의 인원수가 5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은데 인원을 늘려 전문성을 강화해야한다”며 “보험사는 계약자에게 정당하고 제대로 된 보상을 하기 위해서 민원을 무서워하지 말고 적극적인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피해자 ‘보험사’, 보험설계사와 정비업체 공모 사기치는 경우 많아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사기로 인해 보험사 또한 피해를 보고 있다. 보험설계사, 자동차정비업체 등이 가담해 보험회사에게 사기를 치는 경우도 있다.
H손해보험사 관계자는 “공업사에서 새 부품을 사용하지 않고 중고로 수리한 뒤 새 부품 가격으로 청구하는 경우도 있고, 실제 수리하지 않았는데 수리했다고 허위로 청구서를 작성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 자동차 보험 사기로 인한 보험료 누수 현상이 심각하다. 자동차 수리의 경우 법적으로 수리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아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허위로 수리 청구를 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보험사들은 또다른 피해자가 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이 관계자는 “의료비는 건강의료보험법에 따라 정해져있지만 정비 가격은 법으로 정해져 있지 않아 협상하게 된다”며 “일부 손해보험사에서는 정비업체와 정비 금액을 정해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들이 보험사기에 대해 관대한 인식을 갖고 있다”며 “‘이 정도면 보험금을 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는데 이런 사회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금을 타내기 쉽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쉽게 유혹을 받게 된다”며 “보험 사기에 대해서는 엄벌에 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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