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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한 ‘용산시대’가 우여곡절 끝에 개막하게 됐다. 난항에 난항을 거듭했던 대통령 집무실 이전 예비비 처리는 문재인 대통령 지시에 따라 6일 임시국무회의에서 전격 통과됐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당선인 의지를 존중했다”며 새 정부 기조에 적극 협력할 뜻을 나타냈다. 각계 표정은 엇갈렸다. 혹자는 청와대를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인가 하면 혹자는 용산 이전은 시대정신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전 장단점 등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지표는 존재하지 않아 많은 국민의 판단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때문에 기존 청와대 존폐의 정당성, 청와대 개방 시 적절한 이전 장소, 각계 여론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스카이데일리는 국민 이해를 돕고 판단 근거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에서 상중하에 걸쳐 청와대 역사와 장단점, 용산 부지의 장단점, 각계 여론 등을 취재‧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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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오주한 팀장|장혜원·노태하 기자] 대한민국 건국 후 70년 권부(權府)의 상징이 돼 온 청와대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는 수순을 밟게 됐다. 비록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두고 여론은 엇갈리지만 청와대 개방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앞두고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역대 정부와 영욕의 세월을 함께 해온 가급 국가중요시설로서 외부로부터 철저히 격리돼왔던 청와대에 대한 호기심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왜 지금의 자리가 청와대 부지로 선정됐고, 어떠한 장단점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짚어본다.
조선총독부에서 대한민국 행정 중심부로
청와대 터의 기원은 장장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숙종 시기 관리였던 김위제는 통일신라 후기 승려 도선이 지은 풍수서인 도선비기(道詵秘記) 내용을 바탕으로 남경(서울)을 저울추에 비유한 뒤 삼각산(북한산)에 기대어 도읍을 정해야 한다며 천도를 주장했다. 당시 남경 궁궐을 조성한 곳이 바로 지금의 청와대 자리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은 이곳의 전각 등을 헐고 1937년 조선총독부 총독 관저를 설치했다. 지붕은 증산교 계통 종교였던 보천교 본당의 화려한 청기와를 가져다 썼다. 해방 후 미군정 치하에서 사령관 관저로 사용됐으며, 1948년 대한민국 건국과 함께 ‘경무대’라는 이름으로 대통령 관저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청와대’로 개칭된 시점은 윤보선정부 시절이다. 서울시사 편찬위원이었던 김영상은 윤보선 당시 대통령에게 ‘화령대’와 ‘청와대’ 두 가지 안을 제시했으며, 윤 대통령은 백악관(White House)과 대조된다는 의미에서 청와대(Blue House)를 낙점했다.
국가 규모가 커지면서 기존 건물이 협소함을 느낀 박정희 대통령은 청와대를 대대적으로 개·보수하는 한편 증축했다. 오늘날의 모습을 갖춘 것은 노태우정부 시절이다. 노 대통령은 본관·관저·춘추관 등을 신축했으며, 1991년 9월에야 비로소 지금의 청와대가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사를 맡았던 현대건설은 경복궁·창덕궁 등 고색창연한 궁궐들을 대폭 참고했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외국 유명호텔들과도 비교하며 직접 문고리 모양까지 디자인할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다. 김영삼정부 시절인 1993년 10월에는 구(舊)본관이 모두 철거됐으며 현재는 ‘청와대 구 본관 터’라는 표지만 남아 있다. 김 대통령은 나아가 철통방어를 자랑했던 청와대 앞길과 인왕산을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청와대 시설은 크게 본관, 관저, 위민 1·2·3관, 상춘재, 영빈관, 춘추관, 녹지원, 서별관 등으로 나뉜다. 본관은 국무회의 등 모든 국가 대소사가 논의되는 곳이다. 관저는 대통령 거처이며 영빈관은 대규모 회의를 열거나 해외 국빈을 맞이하는 장소다. 대통령비서실이 자리한 위민관은 대통령 업무가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곳이며 상춘재에서는 비공식회의 등이 열린다.
춘추관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상주하는 곳이며, 녹지원은 어린이날 등에 대민행사 장소로 이용된다. 1997년 거시정책협의회가 열리며 대중에 알려진 본관 서쪽의 서별관은 중요한 경제 관련 비공개회의를 하는 곳이다. 서별관 회의에는 경제부총리·경제수석·한국은행장·금융위원장 등 최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하며 어떠한 회의록이나 기록물도 남기지 않는다.
전문가들 “이전 필요하지만 신중 기해야”
청와대의 문제점은 우선 ‘지나치게 넓다’는 데 있다. 대통령에게 수시로 보고를 올리고 지시를 받아야 할 비서실 직원들이 근무하는 여민관과 대통령이 있는 본관까지 거리는 무려 500여m에 달한다. 때문에 직원들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며 그 과정에서 두 개의 초소를 거쳐야 한다.
주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경비를 위한 군부대, 일반인 출입통제 지역 등을 모두 합친 청와대 면적은 무려 25만㎡(7만6000평)로 미국 백악관의 3배 이상에 달한다.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옮겨지면 상당 부분 개발이 가능해지며 시위·집회도 사라져 생활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 및 정부부처의 분석이다.
김현석 부산대 교수가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의뢰로 작성한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에 대한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이전 시 관광수입은 매년 1조8000억원, 사회적 자본 증가로 국내총생산(GDP) 증가 효과는 1조2000억~3조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김 교수는 “청와대는 경관이 수려하고 역대 대통령이 근무했다는 특수가치가 있고 전면개방 시 경복궁 지하철역에서 경복궁·청와대를 거쳐 북악산으로 등반로가 개방되어 관광수요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업무보고에서 개방 후 인근 상권이 활기를 띠면서 연간 149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나타나고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연간 565억원일 것으로 추산했다. 김 교수는 “집무실 이전은 비용이 아닌 투자 관점에서 조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보 측면에서도 이전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군사분계선(MDL)에서 사거리 54㎞의 170㎜ 자주포, 사거리 60㎞인 240㎜ 방사포 등 서울을 겨냥한 장사정포 330여문을 운용해왔다. 군은 북한이 동시 사격하면 시간당 2만5000여발의 포탄이 서울시 전체 면적의 3분의 1가량에 타격을 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1호 타깃’은 단연 청와대로 2016년 북한군은 청와대를 본뜬 모형건물을 만들어 타격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수의 외국인이 오가는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하면 북한은 해외 다수 국가가 참전 또는 제재를 가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 음해 시도를 자제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기존 청와대를 옹호하면서 이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더불어민주당 등은 용산 집무실의 외빈 접견 및 행사공간 부재, 교통 통제에 따른 시민 불편, 층고 제한 및 비행금지공역 문제, 대통령 경호 문제 등을 들어 이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여론도 아직은 부정적 기류가 적지 않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전 찬성은 44.3％, 반대는 51.9％로 집계됐다.
조선궁궐 등 분야 권위자로 꼽히는 홍순민 명지대 초빙교수는 “청와대는 애초에 여러모로 따져서 대통령 집무실이 된 곳이 아니기에 이전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태조는 자신이 고른 새 도읍지를 두고 신료들 의견이 엇갈리자 무학대사 의견을 청했다. 무학은 ‘여러 사람의 뜻을 좇으라’고 했다”고 집무실 이전에 신중을 기할 것을 윤 당선인 측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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