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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자동차 세계 1위’ 토요타의 배신
임한상 차장대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24 00:02:31
▲ 임한상 국제부 차장
글로벌 신차 판매 1위 업체이자 품질 경영으로 유명한 일본 토요타자동차의 인증 부정 사건으로 일본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일본 경제의 버팀목인 자동차 산업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심각한 사태이기 때문이다. 품질과 안전성 면에서 세계 최고로 꼽히던 일본 제조업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조짐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파장이 크다.
 
최근 자동차의 안전과 환경 성능을 담보하는 국가 인증시험을 둘러싼 부정행위가 업계 1위인 토요타자동차 등 대기업 5곳으로 확대됐다. 각사는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부정이 확인된 것은 토요타·혼다·마츠다·스즈키·야마하발동기 등 총 38개 차종에 이른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생산 중인 6개 차종의 출하 중단을 명령하고 토요타 본사 등을 불시 점검했다.
 
앞서 지난해 적발된 다이하츠공업의 대규모 부정행위로 국토부가 각 사에 내부 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2022년 이후 토요타 산하 히노자동차·다이하츠·토요타자동직기 등에서 품질 부정이 잇따랐다. 이들 기업에서 발생한 부정은 개발 기간 단축 압박 속에서 일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모회사인 토요타의 관리 소홀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룹 총수인 아키오 토요타 회장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각 사의 경영 개혁에 돌입한 듯 보였다.
 
토요타 회장은 2009년 토요타자동차 사장으로 취임한 뒤 미국 내 대규모 리콜 문제·동일본 대지진·코로나19 사태 등 대규모 위기를 극복하고 회사를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아 온 인물이다.
 
그랬던 그가 이달에는 토요타자동차 본사에서도 부정행위를 한 사실이 불거지자 사면초가에 몰렸다. 토요타자동차는 차량 충돌 성능을 조사하는 시험에서 임의로 에어백을 터지게 하거나 보행자 보호와 관련된 자료를 허위로 제출하는 등 악질적인 행위로 일본인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토요타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다” “토요타는 완벽한 회사가 아니다고 사과했다그의 이런 뜨뜻미지근한 변명에 여론은 급속도로 나빠졌고 사퇴 압박까지 받았지만 18일 주총에서 대표이사 연임에 무사히 성공했다.
 
토요타 회장은 이날 “20096월부터 14년 동안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2008년 리먼 쇼크로 첫 적자를 기록했던 회사를)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 놨고, 회장으로 취임한 지난해에는 그룹 세계 판매에서 4년 연속 1위를 달성했지만, 그 사이 토요타 자동차 생산을 맡겼던 다이하츠·히노자동차, 요타의 뿌리 기업인 토요타자동직기에서 인증 부정이 벌어졌다고 짚었다.
 
그는 리먼 쇼크·대규모 리콜·동일본 대지진·타이 홍수 등으로 위기가 계속되면서 (인증 부정 등을 챙길) 여유가 솔직히 없었다책임자로서 앞으로 창업 정신으로 돌아가 그룹의 변혁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일본 내부에서는 그에 대해 위기감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성이 요구할 때까지 부정행위를 파악하지 못한 자정 능력의 부족을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토요타는 부정 사안에 대해 대다수 다른 국가에서 통용되는 기준보다 엄격한 자체 기준으로 시험했다고 설명하며 안전상 문제는 없다고 해명해 왔다. 하지만 인증은 자동차 구매자의 안전을 뒷받침하는 제도다. 독자적인 해석으로 법령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는 일견 오만함으로 비쳐질 수 있다.
 
토요타는 지난해 판매량 약 1030만 대로 세계 1위의 자동차 업체다. 2023회계연도(20234~20243)에 일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영업이익 5조 엔(44조 원)을 돌파했다.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자칫 독선적으로 변질된 게 아닌가 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안전을 소홀히 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면 기업의 생명은 끝난다. 이번 사태로 세계 전역에서 토요타의 신뢰 하락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의 생명을 책임지는 기업의 배신이란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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