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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리플’ 발행 업체 리플랩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한 것으로 결론나자 리플 가격이 26% 넘게 올랐다. 7일(현지시간)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미 동부시간 오후 5시25분 기준 리플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6.34% 오른 0.64달러에 거래됐다.
리플의 시세 급등엔 이날 나온 리플랩스와 SEC의 소송 판결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당초 뉴욕 남부 연방법원의 애널리사 토레스 판사가 리플랩스에 1억2천500만 달러(약 1천720억 원)의 민사 벌금을 내라고 명령했다. SEC는 2020년 12월 리플이 법적 공모 절차를 제대로 안 거친 불법 증권이라며 발행업체 리플랩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리플랩스가 약 8억7천600만 달러의 민사 벌금과 이익반환금 1억9800만 달러의 이자 등 총 약 20억 달러를 내게 하는 게 SEC의 소송 목표였다. 하지만 이날 판사가 결정한 벌금은 SEC 요구 금액의 약 6%에 불과해 리플랩스 측 승소나 다름없다고 해석된 것이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랩스 최고경영자(CEO)가 판결 직후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법원이 SEC 요구를 지나친 것으로 봤기에 액수의 약 94%를 삭감했다”며 “회사를 계속 성장시킬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됐다. 리플과 업계, 법치의 승리로 XRP(리플)커뮤니티 전체에 대한 SEC의 역풍이 사라졌다”고 반겼다.
이날 토레스 판사는 자신의 작년 7월 잠정판결을 확정한 셈이다. 당시 리플랩스가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자들에게 리플을 판매한 게 연방 증권법 위반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일반 투자자들 대상 판매는 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증권법 적용 대상 밖이라는 것이다. 또 이날 판결에선 리플랩스가 기관투자자에게 미등록 리플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SEC 요청이 인용된 반면 그간의 해당 판매 수익 환수는 기각됐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화폐 적극 지지를 표명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최근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기류 속에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었다. 이번 판결이 나올 즈음 비트코인 1개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 이상 하락한 5만5000달러(약 7천568만 원)대에 거래되는 등 주요 가상화폐들 대부분 약세였으나 향후 변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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