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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3호기가 계속 운전 허가받지 못하면서 이번 주말부터 가동을 멈춘다. 현행법상 중단 없이 계속 운영될 수 있었지만 문재인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운행 연장 절차가 늦어졌고 내후년까지 고리 4호기와 월성 2·4호기는 3년 가까이 가동이 중단될 것으로 점쳐진다.
재가동까지는 최소 2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 이 기간 발전 비용 상승이 불가피해지면서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계속 운전 확대를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5일 원전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28일부터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발전 용량 950㎿ 규모의 고리 3호기 원자로 가동을 중단한다.
고리 3호기는 1979년 12월 건설 허가를 받고 1984년 9월 상업 운전 허가를 받아 40년간 전기를 생산했다. 쌍둥이 원전인 고리 4호기도 내년 8월 설계수명이 만료돼 가동이 중단된다.
지난해 4월 멈춘 고리 2호기를 비롯해 계속 운전 신청 시기를 놓친 원전은 모두 6기다. 업계는 원전 가동 중단은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 정부는 통상적으로 최초 설계수명이 만료되기 전인 3년 6개월~4년 전에 착수해야 하는 계속 운전 허가 절차를 승인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고리 3·4호기에 대한 계속 운전 신청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 9월에야 이뤄졌다.
문제는 월성 2~4호기 계속 운전이다. 월성원전의 경우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더라도 중수로 원전 특유의 기나긴 설비 개선 공정 탓에 실질적인 가동 기간(10년)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설비개선 작업이 길어지면 가동 기간이 그만큼 줄어 월성원전 계속 운전의 경제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 계속 운전 당시 380개에 달하는 압력관을 전량 교체했다. 이 기간만 27개월이 소요됐다. 업계에 따르면 압력관 계약 준비·제작·실제 교체 작업까지 포함하면 5년 반가량이 걸린다. 반면 현행법상 국내 원전은 최초 설계수명 만료 후 10년씩 계속 운전을 하게 돼 있다. 중수로 원전은 경수로 원전 대비 2배가 넘는 설비 개선 투자 비용이 든다.
특히 2026년 11월 초 가동을 멈추는 월성 2호기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당장 내년부터 압력관 교체 등 주(主)공정 작업을 사전에 준비해도 최대 4년 가까이 멈춰 서 있을 것이란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원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행 규정상 원안위 허가 전에 함부로 설비 개선을 시작할 수 없어 가동 중단 기간을 줄일 수단이 마땅치 않다”며 “월성원전 원천기술을 보유한 캐나다 캔두 측과 협의를 통해 각종 자재를 미리 확보해 두는 것도 방법이지만 가장 효과적인 건 10년 계속 운전 기간 산입에 설비 개선 기간을 빼는 것이다”고 말했다.
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기획평가위원(전 한국원자력학회장)은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된다면 계속 운전하는 게 새로운 원전을 건설하는 것보다 주민 수용성이 높다”며 “탈원전을 채택했던 스위스와 벨기에조차 계속 운전을 적극적으로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김성중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20년 단위로 계속 운전 허가받는 미국·일본과 달리 한국은 10년 단위로 승인을 받아야 해 수명 연장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또 10년 승인을 받아도 안전 심사 등에 소요된 기간을 계속 운전 기간에서 제외하지 않아 실질적인 계속 운전 가능 기간이 10년 미만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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