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나토 수장의 고민… ‘우크라 지원’ ‘美 트럼프 당선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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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델란드 총리 출신 마르크 뤼터… 對러 강경파 '푸틴 저격수'
對中견제, 한국·일본 등 IP4와 긴밀 교류 기조는 유지될 듯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02 20:37:53

▲ 마르크 뤼터 제14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본부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연합뉴스

마르크 뤼터(57) 제14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1일(현지시간) 오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10년 만의 사령탑 교체다. 4년 임기지만 회원국 합의에 따라 연장 가능하다. 6월 회원국 만장일치로 차기 사무총장에 지명된 뤼터는 생활용품 제조사인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에서 일하다 2002년 네덜란드 정계에 입문했으며 2010년부터 14년간 네덜란드 총리를 지냈다.

차기 총장 인선 과정에서 여성 내지 동유럽권 배려 의견도 있었으나 1949년 나토 창설 당시 멤버인 네덜란드 출신으로 결정됐다. 미국의 조 바이든정부의 지지가 결정적이었다고 전해진다. 총리 시절 네번의 연립정부를 이끈 뤼터의 중재자·협상자 경험이 회원국 간 이견 조율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의사결정에 32개 회원국 만장일치 합의가 필요한 나토 특성상 사무총장의 물밑협상 내지 설득 능력이 필수다.

이로써 네덜란드는 나토 최장수 사무총장(1971년 10월∼1984년 6월) 조지프 륀스를 비롯해 역대 14명 중 4명을 배출하게 됐다. 나토로선 안전한 선택을 한 것이라지만 난관이 예상된다. 일명 ‘푸틴 저격수’ 뤼터는 일찍부터 유럽연합(EU) 내 대(對)러시아 강경론 주도자로, 방위비 증대와 우크라이나 지원 지속 문제가 나토 최대 과제인 가운데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가중될 어려움 또한 불가피하다. 재임 시절 트럼프는 유럽의 ‘저조한 방위비 분담’에 반발하며 나토 탈퇴까지 언급해 충격을 준 바 있고, 현재 재선 유세 중에도 자주 이 문제를 거론한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해선 매우 회의적 입장을 보여 왔다.

한편 전임자 옌스 스톨텐베르그 시절 러·중 밀착에 대응해 추진된 인도·태평양 4개국(IP4: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과의 협력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2022년 채택한 나토 신전략개념에서 중국이 위협임을 처음 명시한 데 이어 올해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선 중국을 ‘러시아의 결정적 조력자’로 규정했다. 아울러 IP4를 3년 연속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하며 접점을 늘렸다.

네덜란드는 나토 회원국들이 약 10년 전 합의한 방위비 지출 가이드라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2%’ 목표를 올해 들어 겨우 달성했다. 이 목표치를 달성한 회원국이 현재 23개국뿐이다. 러시아 위협에 민감한 동유럽권에선 방위비를 GDP 대비 2.5%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뤼터가 총리 시절 자국 방위비 확대에 소극적이었기에 회원국들 동참을 이끌어내긴 쉽지 않을 것 같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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