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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화학상에 AI개발자들… 단백질 구조 밝힌 ‘알파폴드2’ 공로
생화학자 베이커와 구글 엔지니어 허사비스·점퍼… 치료·신약 연구 공헌
논란도 가열 전망… 물리학상 수상자 홉필드·힌턴 "AI 미래가 두렵다"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10 22:47:12
▲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단백질 설계에 기여한 미국 생화학자 데이비드 베이커(62·왼쪽)와 단백질 구조를 파악하는 인공지능(AI) 모델 '알파폴드'를 개발한 구글의 AI 기업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48·중앙), 존 점퍼(39)를 올해의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2024.10.9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올해 노벨 화학상은 인공지능(AI)의 전방위적 가치와 초융합 시대의 인류사적 변화를 보여준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9일(현지시간) 단백질 설계에 기여한 미국의 생화학자 데이비드 베이커(62) 워싱턴대 교수와 단백질 구조를 파악하는 AI모델 ‘알파폴드’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48)·존 점퍼(39) 등 세 명을 2024년 화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30·40대 수상자가 처음 나왔고 기초과학 위주이던 노벨상에 AI엔지니어들이 등장한 것도 획기적이다. 일명 ‘알파고의 아버지’인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일생일대의 영광”이라며 “수십억 명 삶을 개선할 AI의 잠재력”이 자기가 온 경력을 AI 발전에 바치게 된 이유였음을 설명했다. 
 
구글 수석연구자 점퍼도 성명에서 “계산생물학의 오랜 과제인 단백질 세계를 이해하고 실험 생물학자들의 놀라운 업적을 알리는 데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매우 영광”이라며 “AI를 과학적 도구로 사용해 얻게 될 새로운 통찰력과 과학적 발견의 세계”를 지적했다. 베이커 교수는 “두 사람 연구가 큰 힘이 됐다. AI의 힘을 실감하게 해줬다”고 밝혔다. 구글 딥마인드에선 이번 수상을 “AI·컴퓨팅생물학뿐 아니라 과학 그 자체에 기념비적 성과”로 해석했다. 
 
딥마인드는 2010년 영국에서 허사비스·셰인 레그·무스타파 술레이만이 공동 창업한 회사다. 가능성을 알아본 구글이 2014년 1월 딥마인드를 5억 달러(약 6700억 원)에 인수했으며 2년 후 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의 개발사로 일약 유명해졌다. 인수 후 허사비스는 변함없이 CEO였고 딥마인드 이름도 그대로다. 
 
딥마인드는 구글에 존재하던 ‘구글 브레인’과 구글 AI 부문 양대 축으로서 이 분야 전 세계 기술을 이끌어 왔으며 작년 4월 현재의 ‘구글 딥마인드’로 전격 통합됐다. 오픈AI가 챗GPT로 선수를 치자 구글이 AI기술의 통합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다. 딥마인드는 머신러닝(기계학습)과 신경과학에 기반해 스스로 학습 가능한 컴퓨터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AI붐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 온 셈이다.
 
영국의 조그만 스타트업이던 딥마인드의 첫 AI 모델이 ‘스페이스 인베이더’다. 단순한 컴퓨터 게임의 독학 프로그램으로, 백지상태에서 게임 규칙만 알려준 채 반복을 통해 ‘게임 고수’로 성장하도록 자기 학습하게 만드는 모델이었다. 딥마인드 AI모델 학습력은 반도체 기술의 발전에 따라 몇년 새 눈부시게 발전했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대국해 4승1패한 ‘알파고’가 대표적이다.
 
딥마인드는 이후 더욱 진화한 프로그램인 ‘알파제로’를 내놨다. 알파제로는 백지상태에서 단시간 내 장기·체스·바둑에서 모두 세계 최강의 전문가를 압도할 만큼 성장해 놀라운 학습능력을 보였다. 그런 딥마인드가 이번엔 AI 모델을 이용해 신약개발과 질병치료에까지 연구를 넓힌 것이다. 2018년 단백질 구조 파악 AI 알파폴드에 이어 2020년 업그레이드된 알파폴드2 출시로 신약개발과 질병치료 연구 분야에 혁신적 계기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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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에 관한 의학·약학적 연구란 단백질 3차원 구조를 이해함으로써 기능을 제대로 아는 게 우선인데 딥마인드의 알파폴드2가 단백질 구조 약 2억 개를 읽어낸 것이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안드레이 루파스 교수는 2020년 네이처에 “10년간 못 알아낸 특정 단백질 구조를 알파폴드2가 30분 만에 알아냈다”며 “게임 체인저의 등장”을 놀라워했다. 
 
딥마인드는 올해 이미 더욱 진화한 AI 모델 알파폴드3를 선보인 상태다. 생명체 근간인 거의 모든 생체 분자 구조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 허사비스 CEO는 5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향후 수년 내 AI가 설계한 약이 환자에 투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과학의 변방에서 관심도 연구자금도 못 받으며 어려운 시간을 보내 온 AI 분야가 드디어 시대의 총아로 떠올랐다. 킹스 컬리지 런던의 엘레나 심펄 정보학과 교수는 이번 노벨 물리학·화학상 선정이 “AI의 역할과 컴퓨팅 기술 발전에 학문 간 융합의 중요성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라며 “노벨상에 AI만의 새 부문이 생길 때가 된 것 같다”고까지 언급했다.
 
글로벌 정보분석 서비스 기업 클래리베이트의 과학정보연구소 연구분석 책임자인 데이비드 펜들베리는 구글 딥마인드의 과학자들이 노벨 화학상 후보로 고려될 것을 예측한 바 있다. 수상자 발표 후 온라인에선 ‘챗GPT 아버지’인 오픈AI의 샘 올트먼를 차기 후보로 내다보는 밈이 빠르게 퍼져 나갔다.
 
동시에 논란 또한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날 발표된 노벨 물리학상이 AI 머신러닝의 기초를 확립한 존 홉필드(91) 미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와 제프리 힌턴(76)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였으나, 힌턴 교수는 ‘AI 종말론자’로 불릴 만큼 AI기술의 위험성을 경고해 온 인물이다. 지난해 구글을 떠나면서 AI의 발전에 대해 “무섭다”고 발언한 바 있다. 
 
수상자 발표 직후 힌턴은 “빅테크들이 안전성 연구에 자원을 많이 투여하도록 정부가 강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리학상 공동수상자 홉필드도 AI 기술발전에 불안을 토로했다. 엘런 문스 노벨 물리학위원회 의장 역시 이에 공감을 표하며 “이 신기술을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인류 보편의 최대 이익을 위해 사용하기 위한 책임은 인류 모두에게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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