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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근의 미디어와 정치] 콘텐츠 함정에 빠진 OTT 플랫폼의 숙명은?
넷플릭스, 제작비 상승으로 수익률 한계에 도달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 전략이 자충수 되는 듯
황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4-10-22 06:31:30
 
▲ 황근 선문대 교수·언론학
지난 10여 년간 전통 TV를 몰아내고 새로운 TV 시대를 열 것처럼 기세등등하던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들의 공세가 진정되는 분위기다. 실제 넷플릭스를 제외한 거의 OTT 플랫폼들이 만성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넷플릭스까지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비 상승으로 수익률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는 경영 압박 해소를 위해 광고요금제(ad-supported tier)까지 도입했다. 그렇지만 광고 수익은 생각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전적으로 광고 수익에 의존하고 있는 유튜브가 315억 달러(약 42조 원)를 벌어들여 지난 5년간 2배 이상 성장한 것에 비하면 매우 초라한 성적이다. 여전히 1억4000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가지고 버틸 수는 있겠지만 급증하고 있는 콘텐츠 제작비를 얼마나 더 감당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이런 경영 압박은 결국 콘텐츠 제작 편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작년 주요 OTT  사업자들의 콘텐츠 제작 편수는 2022년 대비 40%나 감소했다. 한국 영상 제작시장의 글로벌 OTT들의 콘텐츠 제작 규모도 함께 줄어들었다. 어찌 보면 오리지널 콘텐츠로 경쟁하겠다는 전략이 자충수가 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자가 콘텐츠를 제공하는 전통적 방송 패턴을 온라인에서 재현하는 넷플릭스 같은 폐쇄형 OTT들의 근본적인 취약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반면에 오리지널 콘텐츠 대신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User Generated Content)를 공유하는 방식의 유튜브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광고 시장에서의 절대 강세와 함께 급기야 OTT시장 시청점유율에서도 넷플릭스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여기에 이용자들의 매체별 평균 이용시간 변화 추이를 감안하면 차이는 더 커질 수 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온라인 플랫폼의 속성상 그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처럼 많은 제작비를 들여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 플랫폼들이 고전하는 결정적인 원인은 이용 매체가 모바일로 이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의 화면 크기나 이용 공간·시간 같은 시청 환경을 고려하면 대형 콘텐츠에 불리하다. 쇼츠나 틱톡·인스타그램처럼 짧고 가벼운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절대 유리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콘텐츠 투자에 대한 부담이 거의 없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결국 2000년대 초반 향후 방송사업이 ‘콘텐트 제작자(content creator)’가 될지 ‘콘텐트 수집자(content aggregator)’가 될 것인지를 놓고 벌어졌던 논쟁을 다시 떠오르게 한다. 콘텐츠 수집자에서 시작한 넷플릭스가 세계에서 가장 큰 콘텐츠 제작자로 전환되었고, 그것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치 호랑이 등에 올라탄 장수처럼 오리지널 콘텐츠를 어쩔 수 없이 유지하려다 보면 언젠가는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할 수도 있다. 어쩌면 넷플릭스 초기에 나왔던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비디오 대여업자일 뿐”이라는 조롱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승승장구하고 있는 유튜브 역시 콘텐츠 제작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 하게 될지 모른다. 이용자 증가와 광고 매출 성장으로 몸집이 커지면서 아마추어 형태의 1인 미디어에서 벗어난 전문 콘텐츠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수백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가진 대형 유튜버들 중에는 많은 제작비를 쏟아붓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곳이 적지 않다. 기존의 헐리우드 영상 제작사들도 인기 크리에이터와 협력하거나 직접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영상의 길이도 점점 길어지고 있고, 기존 방송 프로그램과 유사한 포맷으로 제작되는 콘텐츠가 급증하고 있다. 당연히 제작비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많은 유튜버들이 안정적인 가입자 확보로 이른바 ‘확산 절벽(diffusion chasm)’을 넘어서기 위해 콘텐츠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유튜브 또한 OTT 사업자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르겠다. 역사적으로 많은 매체들이 명멸했지만 결국 미디어 상품에 대한 유혹 아니 함정은 모든 미디어 사업자에게 숙명처럼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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