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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나라가 좌·우로 갈려 대립하는 가운데 사상적으로 양분된 혼돈의 시기를 살고 있다. 대한민국 내 사상의 지도를 펼쳐 우익과 좌익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소모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대신 ‘대세(大勢·대한민국 세력)’와 ‘반대세(反大勢·반대한민국 세력)’의 개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의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나아가 이로써 우리 앞에 놓인 나침반이 가리켜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대전형무소 집단학살 사건
6‧25 전쟁 당시 ‘서울 수복’으로 유엔군과 국군이 서울을 되찾은 것은 인천상륙작전 13일 만인 9월28일이었는데, 이즈음 북한군은 각지에서 자행하던 집단학살을 멈추고 재빨리 북으로 후퇴했다. 북한군이 후퇴하자 그동안 북한군을 도왔던 남한 각지 마을의 좌파 부역자들은 두려움에 떨면서 인근 산으로 피신해 빨치산이 되어 지역 주민들 중 자신들을 고발할 위험성이 있는 기독교인‧ 우파 주민과 그 일가친척을 집단 학살하는 사건을 일으켰다.
당시 빨치산 활동을 했던 김서용(가명) 씨는 9.28 서울 수복 이후 일어난 집단학살에 대해 “미군이 오면 우익 가족들이 보복할 것을 우려해 다 죽이기로 했다. (…) 빨치산들은 보복을 막으려면 씨를 말려야 한다면서 일가친척들까지 모조리 잡아다가 죽였다. 갓난애들은 자루에 담아서 그냥 던져 버렸다”고 증언했다.
빨치산 소년단 출신 김서용 증언
“9.28수복 이전에는 학살이 별로 없었어요. 인민군이 가면서 방송에 나왔다지. (…) 무자비하게 숙청하라는 방송이 있었다더군. 생산 유격대나 빨치산들이 그 이야기를 하더라니까. 국군이 오고 미군이 오고 하면서 당시 우익 유가족들이 다 보복을 한다 이거야. 그러니까 다 죽이라는 거였지.
빨치산들은 보복을 막으려면 씨를 말려야 한다면서 일가친척들까지 모조리 잡아다가 죽였어요. 갓난애들은 자루에 담아서 그냥 던져 버렸구요. 빨치산들에 의해 처형 명령이 내려진 사람들을 처형하기 위해 개울가로 데려가다 보면 이미 80%쯤은 죽은 사람이 되어 있었던 걸로 기억이 나요. 공포에 정신이 혼미해진 거죠.”
그러므로 6‧25전쟁 때 후방에서 일어난 잔혹한 민간 학살극의 주체는 남한 마을을 점령했던 북한군과 이에 앞잡이 노릇을 한 남한 각 마을의 좌파 주민들이었다. 북한군이 마을에 내려오자 각 마을에 있던 좌파 주민들은 북한군을 환영한 후 합세해 완장을 차고 북한 앞잡이로서 반공 세력을 학살하는 데 앞장섰다. 한마을에 살던 이웃이었는데도 북한군이 마을에 나타나자 돌변해 북한군에 합세한 것이다.
이는 6‧25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한결같은 증언이다. 좌파 사상을 가진 이웃이 평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 보였지만 북한군이 내려오는 등 사태가 급변하자 북한군과 한편이 되어 우파 주민을 죽이는 악마로 돌변하더라는 것이다.
전남 영광군 염산교회 순교 상상도
전라남도 영광군에 있는 염산교회엔 순교 상상도가 있다. 그림을 보면 북한군이 교인들을 학살한 것처럼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그 지역의 속칭 ‘바닥 빨갱이’라 하는 좌익 분자들이 행한 악행이다. 영광군 지역에서는 염산교회 77명, 야월교회를 포함해 약 2만 명 이상이 집단 학살당했다. 영광군 백수면의 장맹룡 씨는 당시 6촌 이내 300명 이상이 집단 학살당했다고 증언했다.
6‧25전쟁 당시 북한군과 남한의 마을 좌파 주민들에 의해 학살된 민간인 수가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과 9.28 서울 수복으로 북한군이 북으로 후퇴한 후 남한의 좌파 주민들에 의해 집단 학살된 민간인 수가 북한군이 점령하고 있던 기간보다 훨씬 더 많았다. 6‧25전쟁 기간 북한군과 남한 좌파 세력에 의해 학살된 민간인 피해 규모는 6만여 명‧12만여 명‧16만여 명 등 다양한 주장들과 자료들이 있다.
대한민국 정부와 미군이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건 오해
그런데 많은 국민이 민간인 학살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나 미군이 주로 저지른 것이고 좌파 주민은 피해를 입은 세력으로 오해하고 있다. 역사적 사실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다. 이는 좌파 진영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일부 사건을 왜곡되게 선전한 데다 우파는 이 분야의 진실 캐기에 너무 무관심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이다.
그래서 6·25전쟁의 대표적 ‘민간인 학살사건’으로 ‘노근리 사건‧국민보도연맹 사건‧거창 양민학살사건’ 등 미군이나 한국군 혹은 경찰에 의한 사건만 부각되었고, 북한군과 동네 좌파 주민들에 의한 민간인 학살사건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고, 공론화되지도 못했다.
그 결과 후방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사건에 대한 진실이 왜곡되었고, 6‧25전쟁의 성격도 왜곡될 수밖에 없었다. 6‧25전쟁에 대해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려면 북한군과 남한의 좌파 세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
국군의 북진 시작되자 북한군 후퇴하며 ‘반동분자’ 집단학살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이 개시되고 13일 만인 9월28일 서울이 수복되자 국군은 10월1일부로, 미군은 10월9일부로 38선을 통과해 북진을 시작했다. 그런데 국군과 유엔군은 북한 전역에서 발견되는 수많은 시신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시신들이 발견된 지역은 황해도, 평안남·북도, 함경남·북도, 강원도 등 북한 전역이었다. 시신들이 집단으로 발견된 장소는 교화소(감옥)‧정치보위부‧ 내무서‧동굴‧터널‧방공호‧공동묘지‧우물‧개울‧저수지‧바다 등 다양했다.
북한 지역에서 대표적 집단학살 지역은 함북 함흥으로, 2만여 명 이상이 학살당했다. 함흥지역 집단 시신 발견 장소는 함흥 감옥 700여 구‧충령탑 지하실 200여 구‧치보위부 지하실 300여 구‧함흥 북쪽 덕산 니켈 광산 6000여 구‧함흥 뒷산 반룡산 반공굴 8000여 구 등이었다.
함북 함흥뿐 아니라 함남 영흥, 평남 평양 칠골리 2500여 구‧승호리 4000여 구 등, 황해도 신천·재령 3만5000여 구 등 북한 전역에서 집단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북한군은 국군이 동해안에서 북진을 개시한 10월1일에 퇴각하며 학살을 시작했다. 유엔군이 북진을 개시한 10월9일 이후 후퇴 명령과 함께 반동분자 체포‧ 처형을 명령했다. 이 명령에 따라 국가보위부‧내무서(경찰서)를 중심으로 각 마을의 좌파 주민들을 앞세워 처형할 사람을 선정하고 집단 학살했다.
반체제 세력으로 지목된 사람들 중에는 목사 등 기독교인이 많았고, 남한에서 납북된 인사나 국군 포로들도 있었다. 이들이 학살한 대상은 ‘반동분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이었다. 북한 정권은 북으로 후퇴하는 급박한 시기에 왜 많은 마을 사람들을 집단 처형한 것일까.
북한에서의 집단학살을 증언한 기록들
한화룡 씨가 쓴 ‘1950년 황해도 신천 학살사건의 진실, 전쟁의 그늘’에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 기록돼 있다.
“황해도 도당은 10월11일 철수 명령과 함께 정치보위부와 내무서에 ‘반동들을 색출 검거하여 무자비한 숙청을 감행’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다. 처형 명령을 내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황해도 국방군(한국군)과 국제연합군(유엔군)에게 협력하는 자들을 말소시키고 도내의 반적대‧구월산 학생유격대 등 무장 반동들과의 야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내무서는 장차 들어올 유엔군과 국군에 협조할 가능성이 있는 인사들을 색출, 검거하여 ‘반동분자’라는 이름으로 집단학살을 자행한 것이다. 이때 지역 사정과 인물들의 사상을 잘 아는 동네 좌파 주민들을 앞장세웠다.”
평양교화소‧함흥교화소‧원산 인민교화소‧해주교화소 등 북한 전역에 산재한 교화소(형무소)와 정치보위부 등에서도 집단시신이 발견되었다. 평양에 처음으로 도착한 1사단장 백선엽 장군의 수기 ‘군과 나’에도 집단학살 현장의 참혹한 양상이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평양형무소에 들렀을 때다. 끔찍한 광경을 목격했다. 우물마다 시체가 가득하고 맨땅 곳곳에도 생매장한 시체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적들은 납북 인사와 소위 그들이 말하는 ‘반동분자’를 모조리 학살하고 달아난 것이었다. 일대는 악취가 가득하여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경북대 법과대 행정학과·동 대학원 졸업
△국가정보원 27년 근무(1990∼2016)
△국가정보대학원 정신교육 담당 교수 17년(2000∼2016)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전)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책임연구위원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
△주민자치법반대연대 대표
△한국자유총연맹 정책자문위원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교수
△주요 저서
‘분류한국사(성민사)’ ‘한국사(박영사)’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인영사)’ ‘6·25동란과 트로이목마(인영사)’ ‘교양분류한국사(인영사)’ ‘박정희 대통령 100대 치적(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종북세력과 위기의 대한민국(대추나무)’ ‘주민자치기본법, 공산화의 길목(대추나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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