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 참여 ‘연등회 전통문화 마당’…평화·행복 기원 축제의 장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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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대서 전통문화마당 ‘불교 한 마당’
66개 단체 참여 95개 부스서 ‘전 세계인 어울려 문화축제 열어’
“자발적 헌신과 불심으로 기여, 시민과 화합·평화·치유”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28 14:52:32

▲ 2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 우정국로에서는 '2025 연등회 전통문화마당'이 성황리에 개최된 가운데, 아기 석가모니를 씻는 행사는 ‘관불의식’에 시민이 참여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2025 연등회 전통문화 마당’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연등놀이 행사는 밤 늦게까지 이어져 시민들이 함께 연등을 들고 평화와 행복을 기원하는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 우정국로에서 열린 2025 연등회 전통문화마당은 불교 전통문화와 현대적 요소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체험과 공연, 그리고 사찰음식으로 시민들과 외국인 모두가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한 모습이었다. 전통문화마당은 66개 단체가 참여한 95개 부스로 구성돼 선명상·전통공예 체험·사찰음식 시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불교 관련 단체들도 도예 체험 등 전통공예 체험 행사를 운영하며 행사에 참여했다.

전체 행사는 조계사와 연등회 조직위원회가 주관해 조율했음에도 부스는 자발적 신청에 따라 꾸려졌다. 시민들은 도예·나전칠기·자개 공예·지화(종이꽃) 제작·동자승 열쇠고리 만들기·불교 상담과 심리검사 등 다채로운 체험을 즐겼다. 전통문화 체험 부스들은 개별 단체들이 주체가 돼 운영하는 데,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등 전문가들이 강사로 참여해 전통 기법을 교육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 베트남 불교 원오사 문화마당에서 관불의식을 하고 있는 참여자들. ⓒ스카이데일리

전국 각지 사찰에서 준비한 산나물비빔밥·쑥인절미·연근 빈대떡·비건 버거 연잎차 등 다양한 사찰음식도 시민들의 미각을 자극했다. 전통문화 마당에서는 한국 전통 풍물패 공연·북청사자놀음·영산재 시연뿐만 아니라 국제 불교도 참여했다.

불교국가인 네팔·미얀마도 부스를 차리고 시민을 맞이하고 있었다. 전통 춤 등 해외 불교문화도 소개돼 다문화적 축제 분위기를 조성했다. 부스 관계자는 “불교 신자가 아니라도 불교 관련한 대부분의 체험을 이곳에서 할 수 있다”며 “시민이 불교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연꽃 부채 등 불교 굿즈를 얻을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기자의 관심을 끈 건 불교레크리에이션협회의 회장 혜장 스님의 ‘연등회 연희 율동단’이었다. 연희 율동 단체로 ‘연등회의 꽃’이라 불리는데, 이들은 은 연등회 어울림마당과 연등 행렬에서 율동하며 축제 분위기를 돋우고 있었다. 혜장 스님은 스카이데일리에 “불교가 굉장히 다양하고 쉽고 재밌다는 것을 느끼셨으면 한다”며 “모두의 축제가 되게끔 율동을 함께하며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불교레크리에이션협회의 회장 혜장 스님(첫 번째 사진)이 총괄한 불교율동단 ‘연등회 연희 율동단’이 노래에 맞추어 흥겹게 춤을 추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석가모니 부처님이 탄생하던 날, 아홉 마리 용이 하늘에서 향수를 뿜어 부처님의 몸을 목욕시켰다는 ‘보요경’ 행사에도 시민의 관심이 모였다.

연등회에서 아기 석가모니 불상을 씻는 ‘관불 의식’은 부처님오신날(초파일) 봉축법요식의 중요한 전통 의례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장에서는 룸비니 동산의 화원을 상징하는 꽃으로 장식된 단 위에 아기 부처님 불상을 안치하고 진행되고 있었다.

전명 스님은 “의식은 단순히 불상을 씻는 행위가 아니라, 참가자들이 자신의 내면에 쌓인 죄업과 번뇌를 씻어내고 마음을 정화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며 “관불을 통해 부처님의 탄생을 경하하며, 깨끗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고자 하는 신심을 표현한다”고 전했다. 전명 스님은 “의식 중에는 ‘욕불게(浴佛偈)’라는 목욕 축원 진언을 읊으며, 청정한 감로수를 부처님께 올리고 공덕을 쌓는다”고 소개했다.

▲ 오후 7시 부터 시작된 연등회 행진 행사는 인사동부터 조계사까지 이어졌다. ⓒ스카이데일리

25년째 연등회 전통문화마당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힌 김석두 동국대 불교대학원 총동창회 수석부회장은 “서울 주요 사찰을 중심으로 연등회 부스 준비는 스님·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시간을 내어 직접 준비한다”며 “비용도 모두 마음을 모아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많은 분이 이 뜻깊은 행사에 함께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준비하는 것이 이들의 기쁨”이라며 “행사 당일에 시민들이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보람을 느끼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연등회에서 등을 밝히는 행위는 탐욕과 어리석음으로 어두워진 마음을 밝히고,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세상에 전하는 상징”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날 행사에 조계사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교역직 스님들이 방문해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금일봉을 보시하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는 후일담도 전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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