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족 47년 무장 독립투쟁 PKK, 자진 해산… 튀르키예의 큰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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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0만 명 세계 최대 소수민족으로 몇 나라에 분포
시리아 알사드 정권 붕괴와 에르도안 정부의 큰 승리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13 16:42:52

▲ 이라크의 PKK 무장대원들. 튀르키예의 오랜 고민이었던 쿠르드족 독립 무장세력이 무력 종식과 자진 해산을 선언했다. AP 연합뉴스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이 12일(현지시간) ‘조직 해체’와 ‘튀르키예 정부 상대의 무력투쟁 종식’을 선언했다. 1978년 사회주의에 기반한 쿠르드족 독립국가 수립을 목표로 PKK가 창설된 지 47년 만이다. 튀르키예 국영 TRT하베르 방송, 친쿠르드 매체 ANF통신 등에 따르면 PKK는 이날 성명에서 “쿠르드족 말살 정책을 무너뜨리고 우리 문제를 민주적 정치를 통해 해결 가능한 단계까지 올려놓았다”며 “PKK의 역사적 사명 완수”를 자진 해산의 명분으로 들었다. PKK 해체 과정이 설립자인 압둘라 외잘란(75) 관리 아래 진행된다고 한다.

독자적 언어·문화 정체성을 가진 4500만 명 인구의 쿠르드족은 세계 최대 소수민족이다. 남녀노소 용맹무쌍한 점, 지난 100년 강대국들의 지정학적 이해 관계로 매번 독립 열망이 좌절된 비운의 역사로도 유명하다. 인구 8700여만 명 중 쿠르드족이 20% 이상을 차지한 튀르키예는 이들의 독립 투쟁에 수십년 시달려 왔다.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테러 없는 튀르키예를 향해 확고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PKK가 활동해 온 이라크 북부, 시리아, 유럽 등 모든 지역에 이번 해체 선언의 영향을 기대한다”고 반겼다. 집권 정의개발당(AKP)과 에르도안 정부의 큰 승리다.

PKK 무력 항쟁으로 지금까지 4만 명 넘게 죽었다. 작년 10월 AKP와 연대한 민족주의행동당(MHP)의 데블레트 바흐첼리 대표가 1999년 체포돼 사형이 선고된 외잘란에게 조직을 버리고 폭력을 중단할 경우 사면받을 수 있다는 파격적 제안을 내놨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에 지지를 표했고, 여권과 친쿠르드 성향 야당인 인민민주당(DEM) 사이 물밑 협상 끝에 올 2월 외잘란은 동지들을 향해 무기 해제와 해산을 촉구했다. 드디어 3월 PKK가 휴전을 약속한다.

PKK의 주요 근거지였던 시리아에서 작년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친튀르키예 무장세력의 지원을 받은 이슬람 반군이 과도정부를 세운 것도 이런 극적인 상황 전개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된다. 시리아 과도정부는 자국 내 튀르키예군 주둔 등에 합의하며 튀르키예 정부와 밀착한 상태다. 또 튀르키예가 PKK 계열 반군 시리아민주군(SDF)의 흡수를 결정해 이들을 튀르키예 접경지 멀리 재배치 중이다. 이날 튀르키예를 방문 중이던 아사드 알샤이바니 시리아 외무장관도 SDF의 조속한 흡수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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