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를 진통제로? 자생한방병원 “모르핀 수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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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균·항산화까지… 퇴행성 질환 치료 가능성도 시사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30 12:22:01

전통 한약재인 ‘오공(蜈蚣 지네)’이 항염·진통 등 약리적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받았다. 자생한방병원이 진행한 스코핑 리뷰 연구 결과 일부 성분은 모르핀과 유사하거나 이를 능가하는 진통 효과를 나타냈으며 내성이나 독성 우려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는 전통 한약재 오공(Scolopendra subspinipes)의 약리 효과와 작용 기전을 분석한 논문이 SCI(E)급 국제학술지 톡신(Toxins IF=4.0)에 게재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자생한방병원 이예슬 원장 연구팀이 스코핑 리뷰 방식을 통해 수행했다. 스코핑 리뷰는 특정 주제에 대한 기존 연구를 포괄적으로 수집·분석해 전반적인 연구 동향을 조망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총 123편의 논문 가운데 45편과 한의임상진료지침 7편을 선별해 분석했다.

연구 결과 오공 유래 물질은 관절 통증 완화·염증 반응 억제·파골세포 형성 억제 등 다양한 메커니즘에서 진통 효과를 보였다.

특히 오공 독에서 추출된 펩타이드 성분 ‘SsmTX-I’는 모르핀과 유사한 수준의 강력한 진통 작용을 나타내면서도 마약성 진통제의 대표적 부작용인 내성이나 중독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동물 모델 실험에서는 말초신경병증으로 유도된 이질통(allodynia)에 대해 오공 약침이 유의미한 억제 효과를 보였다. 고용량 클로니딘과 비슷한 수준의 신경 안정 작용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다”고 평가했다.

오공 독에서 유래된 또 다른 생리활성물질인 ‘Scolopin 1’과 ‘Scolopendin 2’는 항균 및 항진균 활성이 강력하게 나타났다.

이외에도 오공 유래 성분은 항산화·항혈전·항종양·항섬유화·신경 염증 완화 등의 다양한 약리 작용을 보였으며 외상성 신경손상과 퇴행성 질환 치료에도 활용 가능성이 제시됐다.

이예슬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원장은 “이번 연구는 오공의 전통적 효능이 과학적으로 검증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 따라 오공의 임상 적용을 확대하고 통증 관리 분야에서의 가능성을 구체화하는 후속 연구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말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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