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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시리아 제재를 공식 해제했다. 21년 만의 획기적 조치다. 7월1일자로 발효된 이 행정명령엔 “2004년 5월11일 발효 행정명령 13338호(시리아 특정 개인 재산 동결 및 특정 물품 수출 금지)로 선포된 국가비상사태를 종료하며 해당 명령을 폐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추가 제재들 역시 다 사라졌다. 이 결정의 배경으로 트럼프는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아메드 알샤라 정부의 긍정적 조치 등 지난 6개월간 시리아의 발전적 변화를 들었다.
트럼프는 이어 “시리아가 안정적이고 통일된 국가로서 이웃 나라들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테러 조직에 피난처를 제공하지 않고 종교·민족 소수 집단 안전을 보장한다면 시리아의 안보와 번영을 지원할 것”임을 밝혔다. 가자전쟁 발발 이래 이란 대리세력들의 약화와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 구도 재편이 전망되는 가운데 ‘친미국가 시리아’의 출현이 기대된다. 트럼프의 이번 행정명령이 반미국가들에게 주는 메시지 또한 심대해 보인다.
이번 행정명령은 5월 중동 순방 때 언급한 대(對)시리아 제재 해제 약속의 실행이다. 당시 트럼프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아흐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을 첫 대면한 후 “젊고 매력적인 젊은이” “탄탄한 과거를 가진 투사”라며 호감을 표했다. 그 달 23일부터 미 재무부·국무부가 시리아에 일반허가(GL)25를 발급하고 ‘시저 시리아 민간인 보호법’에 따른 제재의 180일간 유예 등 부분적 해제 조처를 발표하기도 했다.
작년 말 정권 붕괴 직전 러시아로 도피한 알아사드 전 대통령을 포함해 시리아 전임 정권 관련자에 대한 제재는 유지되며 ISIS(이슬람국가)나 기타 테러조직, 인권 학대자, 화학무기 및 화학무기 확산 활동 관련자 역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2020년 6월 발효된 ‘시저 법’은 특히 강력한 제재였다. 아사드 정권 및 그와 거래하는 외국 기업·개인에게 강력한 2차 제재를 부과한 것으로 러시아·이란·레바논 헤즈볼라 등 아사드 지원 세력을 겨냥했다. 제재 범위는 은행·건설·에너지·군사 협력 등 포괄적이었다.
1979년 12월29일 시리아 테러지원국 지정과 함께 무기수출 금지 및 외교·금융 제한 등 초기 제재가 시작된 이래 2003년 미국 의회에서 관련 법이 통과돼 이듬해 5월 포괄적 제재를 개시했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인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광범위한 경제·금융·무역 제재까지 도입된다. 그해 8월 석유 분야 금수 조치가 대표적이다. 2019~2020년 ‘시저 시리아 시민보호법’은 2019년 12월 통과돼 이듬해 6월17일 본격 발효된 가장 강력한 2차 제재였다.
2014년 시리아 군 출신의 익명 망명 사진가가 ‘시저’라는 코드명으로 1만1000구 이상의 시신 사진을 공개했다. 고문·아사·구타 등으로 숨진 민간인들이었으며 아사드 정권의 조직적 인권유린 입증 자료로서 제3국 인사까지 처벌 가능한 강력한 2차 제재 법 마련의 근거가 됐다. 아사드 정권에선 “시리아 국민 전체를 향한 공격” “주권 침해”를 주장했고 러시아·이란과의 공조가 강화됐다. “암시장·밀수경제 활성화”도 빼놓을 수 없다. 제재 우회를 위해 레바논을 통한 밀수, 러시아 루트로의 원유 수출, 이란 석유 보조금 등이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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