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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 간 공급이 중단되거나 부족하다고 신고된 의약품이 64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항암제 중환자실 사용 약물 등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까지 품절 사태가 반복되고 있지만 정부 대응은 여전히 단순 보고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의약품안전나라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년 1월부터 2025년 7월까지 공급이 중단되거나 부족하다고 신고된 의약품이 64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달 평균 20건이 넘는 공급 문제 신고가 발생한 셈이다.
분석 결과 공급 중단 의약품은 400건 공급 부족은 242건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주요 원료 수급 차질 △해외 수입 지연 △수입사 간 계약 해지 △국내 유통 포기 등 복합적인 이유로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가장 최근에 공급이 중단된 사례는 아도스테롤 주사액이다. 이 약은 방사성 요오드를 이용해 부신피질종양이나 내분비계 기능성 종양의 진단·치료에 사용되는 핵의학용 의약품으로 일반 영상검사로는 확인이 어려운 병소의 위치와 기능을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공급이 끊길 경우 정확한 진단이 지연되고 치료 결정이 늦어질 수 있어 임상적으로 중요한 약물이다.
항암제 ‘나벨빈주’는 프랑스 원개발사의 생산 중단으로 수입이 중단됐다. 해당 품목은 비소세포폐암 및 유방암 치료에 사용되며 도세탁셀·파클리탁셀·카페시타빈 등의 대체 성분 제제가 국내에 다수 사용되고 있어 치료 공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대체 약물도 상당수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 이상이 반복될 경우 유사한 품절 사태가 국내 치료 현장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항암제는 환자의 병기, 체중, 치료 스케줄 등에 따라 약물 선택이 제한되기 때문에 대체제가 존재하더라도 일부 환자에게는 치료 지연 또는 변경이라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공급 이슈가 반복된 주요 성분으로는 △면역글로불린 △로라제팜(항불안제) △프란루카스트(천식 치료제) △카페시타빈(항암제) △아세틸시스테인(진해거담제) 등이 확인됐다.
이들 대부분은 병원에서 주사제 형태로 사용되거나 중증 환자에게 투여되는 고위험 치료제로 대체가 쉽지 않은 약물들이다.
면역글로불린 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는 총 10건의 공급 중단 ‘아티반주사(로라제팜)’는 9건이 보고됐으며 지혈제 ‘타코실’ 항생제 ‘후로목스정’ 항히스타민제 ‘세노바액’ 도 반복 품절됐다.
이 가운데 ‘아티반주사’는 중환자실에서 간질 지속 상태나 중증 불안 증상 조절에 사용되는 약물로 올해에만 공급중단 1건 공급부족 1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의료현장에서는 해당 제제가 없을 경우 발작 조절 실패로 심각한 뇌 손상이나 생명 위험까지도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타코실’은 간이식, 심장수술, 종양절제 등 고위험 수술에서 출혈을 막기 위해 사용되는 생체지혈제로 두 차례에 걸쳐 공급 부족이 보고됐다. 수술 중 지혈 실패는 직접적인 사망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정맥 주사용 칼륨, 에페드린, 아트로핀 등 생명응급약들도 과거 공급중단 또는 중단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이들 약물은 대부분 긴급 상황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사용하는 필수의약품이지만 낮은 수익성과 생산 규제 강화로 인해 존속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단기 품절이라 해도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고위험 의약품의 공급 차질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사후 보고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의료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박완갑 종근당바이오 대표는 “정부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설비 투자와 보조금, 장기 수요 보장, 약가 인센티브, 원산지 표시제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글로벌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민간 협력과 정책 지원이 결합될 때 지속 가능한 원료의약품 기반과 공급망 안정화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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