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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삼로’ 중 가장 외부유입이 적은 곳은 도성초교 교차로부터 휘문고교 사거리까지다. 인근 학교, 학원에서의 작은 소비와 인근 직장인의 생활소비가 혼재돼 있다. 과거 가구거리였던 이곳에는 대치동학원가의 여파를 받아 소규모 학원들이 들어섰다. ⓒ스카이데일리
대치동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세 가지 타입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 도성초교 사거리~휘문고교 사거리 아래쪽 은마아파트 사거리 인근은 휘문고, 단대부고, 중동고, 경기여고, 진선여고, 중대부고, 숙명여고 등이 지근거리에 위치한 강남8학군인 만큼 자녀들의 교육 때문에 이사 온 세대들이 주를 이룬다.
도성초교 사거리~휘문고교 사거리 위쪽, 다시 말해 테헤란로 남쪽은 두 부류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역삼·선릉·삼성역 등지에 직장을 둔 회사원들과 선릉역 주변의 룸살롱, 단란주점, 바, 노래방으로 출퇴근하는 유흥업소 종사자들이다.
도성초교 사거리~ 휘문고교 사거리 대로변은 타 상권에 비하면 소비가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아침과 저녁 시간대에는 학교와 학원으로 초·중·고 학생들, 점심시간인 낮 시간대에는 직장인들이 몰려나온다. 또 인근 고급 아파트에서도 소소한 소비가 이뤄진다.
이곳 상인들은 주민들 가운데 가장 확실한 고객은 유흥업소 종사자라고 입을 모은다.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 종사자들의 경우 오전에는 헬스클럽을 이용하고 집 근처 음식점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한 후 미용실로 향하는 패턴이 정해져 있어 꾸준한 소비층으로 정착했다는 설명이다.
한 인근 부동산관계자는 “선릉역 일대 유흥업소 종사자들은 보통 역 인근의 오피스텔을 3개월 단위로 옮겨 다닌다”며 “이들은 충분한 수요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유흥업소 종사자들과 관련된 업종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학원이 들어서 가장 큰 이유는 인근 명문사립고교인 휘문고교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중심으로 종로학원이 크게 들어섰고, 그 외 소규모 영어, 수학, 과학 등 입시학원이 주를 이뤘다. 멀지 않은 곳에 유흥가가 몰려있어 학부모들에게 걱정을 안기기도 했으나 높은 교육열을 막을 수 없었다. ⓒ스카이데일리
학생·학원생들 사이에서 값싼 스몰푸드점 인기
과거 가구거리였던 도성초교 사거리~ 휘문고교 사거리는 현재 7~8개 가구점만이 남아 있다. 대치역 인근 학원가가 확장되면서 학원들이 역삼로 일대까지 진출했고 가구점이 빠져 나간 자리를 중·소형 학원들이 메운 것이다. 이에 따라 이곳에서는 입시·경시·재수 학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규모가 큰 학원들의 경우 은마아파트 사거리 주변에 들어선 모습이다.
학생들과 학원생들이 많다보니 도성초교 사거리~ 휘문고교 사거리를 따라서는 밥버거, 김밥, 피자 등 스몰푸드 업종이 주로 입점해 있다. 특히 대치 사거리에서 휘문고 방면으로 집중된 형태다. 학생·학원생에는 못 미치지만 직장들이 올려주는 매출도 제법 된다는 것이 이곳 상인들의 전언이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봉구스밥버거’를 꼽을 수 있다. 봉구스밥버거는 역삼로 부근에만 4개점이 있을 정도로 성업 중이다
스몰푸드점 외에는 경기를 덜 타는 카페들이 강세다. 카페 내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학원생들이 흔하게 목격된다. 한 상인은 “20평 규모의 어떤 카페는 일 매출이 50만원 수준”이라며 “중소기업 직장인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테이크아웃 음료들이 잘 팔리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관계자는 “여기저기 들어선 소규모 학원들도 이 근방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이름난 곳들이 상당수다”며 “2~3년 전부터 수능 난이도가 낮아지면서 학원가도 주춤하는 모양새였으나 대치동 학원가 명성이 있다 보니 여전히 학원 점포 문의는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유흥업소가 지척에 밀집돼있다는 단점이 존재하나 자녀 교육에 비중을 두는 학부모들은 이곳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학원들이 집중된 지역은 대치 사거리와 은마아파트 사거리를 잇는 삼성로의 이면도로인 역삼로78길과 도곡로77길 일대”라고 설명했다.
▲ 주 소비층이 주머니사정이 가벼운 학생 위주이기 때문에 객단가가 저렴한 밥버거, 피자, 간식류 등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밥버거의 경우 ‘빵보다 밥’이라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해 학부모와 학생들의 지갑을 열게했다. 또 경기침체의 여파를 받지 않는 카페의 경우 성업을 이루고 있었다. ⓒ스카이데일리
학생 혹은 유흥업소 종사자 대상으로 창업해야 승산
참조은부동산 이병석 실장은 “역삼로를 따라 들어선 상가는 15평 기준으로 보증금 2000~3000만원, 월세 150~250만이고 권리금은 대부분 없다”며 “강남권 치고는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봉구스밥버거의 경우 역삼로 도성초교 사거리~휘문고교 사거리에서 최고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학생과 학원생을 사이에서 싼 가격으로 빵이 아닌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이 박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곳에서 성공적인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학생 혹은 유흥업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이어야 승산이 있다”며 “학생 대상으로는 밥버거, 김밥 등을 취급하는 스몰푸드점, 유흥업소 종사자 대상으로 미용실, 피부샵, 마사지샵, 네일샵, 옷 대여점 등이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금성부동산중개 임정일 이사는 “휘문고 근처의 건물 1층 기준으로 17평 규모 점포는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80만원, 권리금 3000만원에 계약됐고 12평 규모는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50만원에 권리금 없이 입점했다”며 “같은 건물 1층이지만 무권리인 점포도 있고, 5000만원을 호가하는 점포도 있는 등 시세가 천차만별이다”고 말했다.
그는 “역삼로와 삼성로가 교차하는 대치 사거리 주변은 은마아파트 사거리와 일직선으로 연결돼 있어 역삼로의 시세보다 훨씬 비싸지만 그만큼의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점포 간판이 자주 바뀌고 있다”며 “대치 사거리에 위치한 상가 1층 10평 규모 한 점포는 신축 이후 공실과 임대를 반복하며 고전하다 최근 보증금 1억원, 월세 400만원, 무권리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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