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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밤은 유독 화려하기로 손에 꼽힌다. 과거 한 가수가 부른 노래 제목인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라는 노래 제목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서울에서도 단연 핫한 밤 문화는 강남이다. ‘대한민국 유흥 1번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강남의 밤은 낮과는 전혀 다른, 아니 오히려 더욱 화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강남의 밤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화려한 네온사인 때문만은 아니다. 강남의 밤을 진정으로 특별하게 만드는 요인은 따로 있다. 바로 강남을 찾는 이들이다. 강남의 화려한 밤은 그 곳에서 먹고 즐기며, 각종 소비행태를 보이는 이들 때문에 완성된다. 그들은 부유층이면서 쿨한 삶과 여유를 즐기는 놀이문화에 빠져 있다. 강남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수식어 중 하나가 ‘소비 1번지’라는 사실은 이를 고스란히 방증하고 있다. 이에 스카이데일리는 강남 지역만의 독특한 소비 행태를 찾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하룻밤 이용비가 적게는 수 백만원, 많게는 수 천만원을 들여야 하는 유명한 ‘강남 클럽’ 중 우선 ‘옥타곤’을 찾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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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의 3대 클럽 중 한 곳으로 불리는 ‘옥타곤’은 매 주 금요일 밤만 되면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강남의 유명클럽 중 대표적인 곳이다. 이곳의 주요 고객층은 소위 ‘강남의 젊은 부자’로 불리는 성공한 사업가나 부유층 자식들이라는 게 클럽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진은 주말 옥타곤 이용자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현장취재=김신·정성문 기자] 최근 젊은층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불금’이라는 단어는 ‘불타는 금요일’의 줄임말이다. 주 5일제가 실시된 후 금요일이 한 주의 마지막이 되면서, 그 밤을 태울 정도로 화끈하게 즐겨보자는 의미에서 생겨난 단어다.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뉴힐탑호텔 앞, 금요일 밤의 이곳은 그야말로 ‘불금’이라는 단어 외에는 달리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로 화려했다. ‘불금’이라는 단어가 이곳에서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밤의 그곳은 낮과 확연히 달랐다.
짙은 향수 냄새를 풍기며 몸매를 훤히 드러낸 의상을 입은 여성들과 명품 시계와 구두 등을 몸에 걸치고 소위 말하는 ‘슈퍼카’로 불리는 고급 외제차를 타고 나타난 남성들이 뒤섞여 장관을 이루는 이곳은 바로 강남 지역의 유명 클럽인 ‘옥타곤’ 앞이다.
“옆에서 옷 벗어도 관심없다”…저마다 흥미를 위해 찾는 ‘강남 스타일 놀이터’
뉴힐탑호텔 지하에 위치한 클럽 옥타곤 내부는 그야말로 ‘화려하다’는 단어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클럽 내부의 모습은 호텔 앞에서 목격한 광경과는 또 다르게 느껴질 정도였다. 소위 ‘스테이지’로 불리는 춤을 추는 있는 공간, 술을 파는 ‘바(BAR)’, 각각의 테이블과 독립된 공간인 ‘룸’ 등 어느 곳 하나 빈 곳이 없었다.
▲ 옥타곤을 찾은 고객 대부분은 주변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는 듯 했다. 클럽을 찾은 가장 큰 이유가 스트레스 해소 혹은 취미 생활 등 지극히 개인의 흥미를 위해서라는 게 클럽을 찾는 이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한마디로 젊음을 발산하는 쿨한 분위기가 넘쳤다. 비싼 비용만 빼면 젊은이들이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시선에 들어왔다. ⓒ스카이데일리
‘옥타곤’의 주요 고객층은 20~30대였다. 물론 예외는 있었지만 평균적으로 봤을 땐, 남성 고객들의 연령대가 여성 고객들 보다 다소 높아 보였다.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력을 갖춘 이들이 찾는 점을 감안했을 때,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게 클럽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옥타곤을 찾은 고객 대부분은 주변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는 듯 했다. 음악에 심취해 아예 눈을 감고 춤을 추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런 현상은 대다수의 고객들이 클럽을 찾는 목적과 일맥상통했다. 클럽을 찾은 가장 큰 이유가 스트레스 해소 혹은 취미 생활 등 지극히 개인의 흥미를 위해서였던 것이다.
실제로 음악에 심취해 한창 춤을 추던 한 여성 고객은 “어차피 서로 놀자고 온 곳인데 다른 사람 신경 쓸 필요 있냐”며 “약간 과장해서 말하면, 여긴 옆에서 옷을 벗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그냥 각자 놀기 바쁘다”고 말했다.
흔히들 ‘클럽’이라고 하면 소위 말하는 ‘헌팅(Hunting)’, 즉 남녀 간의 즉석 만남을 목적으로 찾는 곳이라는 통념이 강남 클럽만큼은 적용되지 않고 있었다.
이용 요금 대중 없어…어떻게 노느냐에 따라 순식간에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
기자가 만난 이들 중 옥타곤을 자주 찾는다는 한 젊은 여성에 따르면 최근 옥타곤에는 독한 술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짙게 깔려 있다. 이는 옥타곤 한 곳에 국한 된 게 아니라 강남 지역에 위치한 클럽들이 지닌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과거 진토닉, 보드카 등의 독한 술을 찾았다면 최근 강남 지역 클럽에서는 대부분 샴페인이나 가벼운 맥주 등을 찾는다. 샴페인 등 도수가 낮은 술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강남 클럽의 문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 개인적인 흥미를 추구하는 만큼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 옥타곤 뿐 만 아니라 강남의 유명클럽을 찾는 사람들은 독주(독한 술) 대신 가벼운 샴페인이나 맥주를 주로 찾는다. 실제로 클럽에서는 술에 취한 채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스카이데일리
강남 클럽에서 만큼은 술에 취해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기분 좋게 목을 축이는 정도의 가벼운 술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독주로 빨리 취하고 보자”는 한국인 특유의 일반적인 음주문화와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었다.
클럽 취재 도중, 무엇보다 기자를 가장 깜짝 놀라게 한 것은 바로 클럽의 이용요금이었다. 클럽의 이용요금은 ‘초고가’를 방불케 할 정도로 높은 가격 수준을 보였다. 클럽의 주요 고객층이 비교적 젊은층임을 감안했을 때, 경제력은 나이에 비례한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은 산산조각 나 버렸다.
클럽의 입장은 3만원으로 동일했지만 어떻게 노느냐에 따라서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다. 테이블 이용요금은 기본적으로 100만원을 호가했다. 그러나 이는 ‘기본’ 일 뿐 사실상 ‘기본’을 이용하는 고객은 많지 않았다. 한 테이블 당 기본적으로 나오는 술 이외에 추가로 평균 2~4병을 더 시키는 이들이 많았다.
클럽의 한 관계자는 “테이블의 경우 3~4인 기준 평균 200만원 가량의 비용이 나오지만 엄밀히 따지면 사실상 평균이라고 불릴 만한 비용을 책정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룸과 테이블의 가격이 다르고 시간대에 따라 추가 요금을 더 내는 이들도 상당수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룸을 이용할 경우 주말 평균 어림잡아 적게는 2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 가까이 드는 등 이용가격의 편차가 큰 편이다”며 “일례로 과거 한 중국인 관광객은 룸 이용 요금으로 수천만원까지 지불한 사례도 있다. 현실적으로 ‘이용 요금이 얼마다’라고 단정 짓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성공 사업가 등 부유층 자식들 ‘큰 손’ 고객…퇴폐·문란함 없는 ‘문화생활’ 자부심
▲ 클럽 관계자에 따르면 클럽의 평균 이용가격은 약 200~300만원 가량이다. 그러나 딱히 정해지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시간대나 요일, 손님이 몰리는 정도에 따라 이용가격이 다를 뿐 만 아니라 어떻게 즐기느야에 따라서도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
이쯤 되자 이곳에서 하룻밤에 수 백만원을 소비하는 이들의 정체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기자가 직접 옥타곤 룸과 테이블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탐문 취재를 했다. 대부분은 각자 즐기기 바쁜 모습을 보이면서도 타인에게 만큼은 친절한 편이었다. 덕분에 취재는 순조로웠다.
취재 결과 옥타곤을 찾는 주요 고객은 강남 지역에 거주하는 성공한 사업가이거나 부유층의 자식들이었다. 다른 곳에서는 충분히 ‘큰 손 고객’으로 불릴 만한 경제력을 지닌 이들이지만 이곳에서는 단순 이용객이었다. 이들에게 옥타곤은 자신들의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한 장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자신을 IT업체 대표라고 밝힌 한 남성은 “클럽이라고 해서 과거와 같이 퇴폐적이고 문란한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이곳을 찾은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며 “클럽 또한 하나의 문화에 불과할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곳에서의 소비는 그저 문화생활을 위한 지출에 불과할 뿐, 금액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생각해 본 일이 없다”며 “이곳을 찾는 젊은 사람들에게 ‘클럽’은 그저 나이든 사람들이 ‘골프장’을 찾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골프장에 가서 비용 운운하는 이들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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