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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하청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대림산업 현장소장 두 명을 구속하고 대표이사를 지냈던 김 모 전 사장 등 9명을 불구속입건했다. 이들은 시공사라는 우월적 지위를 앞세워 지속적으로 하청업체에 금품을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입건된 11명 중 김 전 사장을 비롯한 6명은 최근 퇴직했으며 5명은 현재도 재직 상태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림산업을 향한 비판 여론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오너인 이 부회장의 갑질 논란에 따른 후폭풍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핵심 임원까지 같은 논란에 휩싸이자 대림산업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오너부터 임원까지 갑질 퍼레이드…“대림산업 조직 자체가 적폐” 분분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대림산업 임원들이 하청업체에 금품을 요구한 시기는 2011년부터 2014년 사이다. 불구속된 김 전 사장의 경우 토목사업본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아들 결혼식 축의금 명목으로 아내를 통해 무려 2000만원이나 전달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구속된 백모 씨는 상주·영천 민자고속도로 공사 당시 현장소장으로 재직하며 하청업체에 “딸이 대학에 입학해 차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4600만원 상당의 BMW차량을 포함 총 2억원 상당의 금품 및 현물을 챙겼다. 함께 수감된 권모 씨의 경우 경기 하남 미사보금자리주택지구 조성공사 현장소장 재직 중 접대비 명목으로 총 1억4500만원을 상납 받았다.
이들에게 돈을 건넨 한 업체 대표는 경찰에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공사에 트집을 잡고 중간정산금 지급을 미루는 등 횡포를 일삼고 자칫 공사 중단 가능성도 있어 거부할 수 없었다”는 충격적인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이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단순한 비리를 넘어 우월적 지위를 바탕으로 한 횡포에 가까운 갑질이라는 비판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포털사이트 및 각종 게시판에는 논란을 일으켰던 이해욱 부회장까지 언급하며 “또 대림산업이냐”, “돈 많은 오너는 운전기사를 때리며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하게 하더니 밑에 사람들은 하청업체 돈 뜯어먹으려고 혈안이었다” 등의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기소된 대림산업 전·현직 고위직원들의 비위행위는 그간 건설현장 안팎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것이다”면서 “어찌 보면 한 번씩 나올만한 익숙한 사안임에도 파장이 남다른 배경에는 앞서 불거진 이해욱 부회장의 갑질 논란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오너는 운전기사, 임원은 하청업제…“건설명가 대림산업, 실체는 갑질명가”
일각에서는 2010년 2월 입사 15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2011년 5월 대림산업 대표이사에 등기된 지 수년이 지나도록 완벽한 홀로서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 이 부회장이 중심에 선 끊이지 않는 논란을 꼽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대림산업 한 고위임원은 “신축한 강남 삼성동 단독주택은 너무 높게 지어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출·퇴근 차에서는 기사에 갑질을 일삼는 등 회사 밖의 행실이 줄곧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대림산업 총수로 올라선다면 결국 그 여파는 기업에 고스란히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논란이 됐던 합병을 바탕으로 그룹 지주사격인 대림코퍼레이션 최대주주에 오른 뒤부턴 친정체제 구축을 위해 외부측근인사들을 영입하는 과정에서도 말이 많았다”면서 “그룹 주력 계열사 또는 사업부분에 풍부한 경험을 가진 내부인사가 아닌 비전문가 출신들의 외부 인사를 고위직에 앉혀 이 부회장 스스로 본인의 사내 신임도를 낮췄다는 뒷말이 적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김도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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