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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부여씨왕조를 개창한 비유왕 세번째이다. 비유왕의 백제가 야마토(倭)와 벌인 외교전쟁이다. ‘왜5왕’이 있다. 대륙사서 [송서]에만 나오는 야마토 왕들이다.
찬(贊), 진(珍), 제(濟), 흥(興), 무(武)이다. 이들 왜5왕은 대륙 남조 유송(劉宋/420~478))에 9차례 사신을 파견한다. 그런데 이 내용 자체가 [일본서기]에는 나오지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당시 야마토 왕들을 왜5왕에 대비시켜 이해한다. 찬은 인덕(仁德-16대), 진은 반정(反正-18대), 제는 윤공(允恭-19대), 흥은 안강(安康-20대), 무는 웅략(雄略-21대)이다.특히 왜5왕은 모두 외자이다. 부여씨 냄새가 물씬 풍긴다.
백제-야마토의 관작파동
처음대륙 남조 유송과 교류의 물꼬를 튼 왕은 찬(인덕)이다. 찬왕은 421년, 425년, 430년 등 3차례 사신을 파견한다. 한반도에서 일본열도로 건너가 야마토로 재탄생한 부여기마족이 외교무대에 등장하며 자신들의 존재를 대륙왕조에 적극 알린다.
이 시기 백제는 온조계열의 해씨왕조를 마감하고 구태계열의 부여씨왕조가 들어선다. 부여씨왕조를 개창한 비유왕 역시 신왕조 백제를 유송에 알린다. 재위3년인 429년 처음 사신을 파견하며 이듬해인 430년 유송황제로부터 ‘사지절도독백제제군사진동장군백제왕’의 관작을 받는다. 사지절도독(使持節都督)은 황제의 부절(符節-징표)을 받은 최고지방관이며, 제군사(諸軍事)는 군사통수권자이다. 진동장군(鎭東將軍)은 군호이다. 비유왕이 받은 관작은 유송황제가 백제왕의 권위와 권한을 모두 인정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그런데 야마토는 438년 찬왕의 뒤를 이은 동생 진왕(반정)이 ‘사지절도독왜백제신라임나진한모한6국제군사안동장군왜국왕’을 자칭하며 유송에 관작을 요구한다. 그러나 유송황제는 ‘안동(安東)장군왜국왕’만을 인정한다. 진왕이 요구한 6국의 면면을 살펴보면 왜를 제외한 백제, 신라, 임나, 진한, 모한 등은 모두 한반도 남쪽지방이다. 고구려를 제외한 한반도 전체이다. 다만 진한과 모한(慕韓-마한)은 이미 없어진 존재이다. 이는 일본열도의 야마토가 한반도의 옛 부여백제 후신임을 명백히 증명하는 대표적 사례이다. 야마토는 옛 부여백제의 한반도강역인 삼한땅 소유권을 주장한다.
이에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비유왕은 440년 유송에 사신을 파견한다. 야마토 주장에 대한 진위파악과 대응차원으로 이해된다. 이후 451년 진왕의 뒤를 이은 제왕(윤공)이 6국제군사를 다시 요구하고 유송황제는 결국 수용한다. 다만 6국 중 백제는 빠지고 가라(가야)가 추가된다.
백제-야마토의 서열 싸움
비유왕 시기에 백제와 야마토가 대륙왕조 유송을 상대로 벌인 일련의 관작파동은 한반도 삼한땅의 소유권 문제와 부여씨왕조의 서열을 두고 벌인 외교전쟁이다. 일종의 자존심 싸움이며 헤게모니(hegemony) 싸움이다. 백제는 비유왕이 즉위하면서 부여씨왕조로 거듭난다. 야마토는 당연히 부여씨왕조이다. 따라서 두 부여씨왕조의 서열다툼은 필연이다. [일본서기]는<백제신찬>을 인용해 ‘형왕의 우호를 닦았다.(脩兄王之好)’고표현한다. 누가 뭐래도 백제와 야마토는 형제국이다. 정치적 형제가 아니라 혈연적 형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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