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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인천시 계양을 선거방송 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대해 언급한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비행기가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탄소가 고속철도에서 나오는 탄소의 20배 가까이 된다면서 유럽에서는 국내선을 폐지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앞으로는 비행기가 수직 이착륙 하기 때문에 활주로도 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TV를 통해 볼 때는 이재명 후보가 워낙 당당하게 말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조금만 생각해 봐도 문제가 있는 발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토론회가 끝나자마자 곳곳에서 반박이 나오기 시작했다.
먼저 김포공항에 편성된 국내선 중 가장 수요가 많은 노선은 김포-제주 노선이다. 국제 항공운송정보 사이트 OAG에 올라온 ‘세계에서 가장 바쁜 항공 경로 상위 10위’에 따르면 전 세계 1위다. 기차로 제주도에 간다고 하면 남해를 건너야 하므로 해상철도를 놓든가 지하터널을 뚫든가 해야 한다.
여기에 수직 이착륙은 한 술 더 뜬다.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가 주장하는 수직 이착륙이라는 것은 아직까지 여객기에는 단 한 번도 적용된 적이 없는 방식이고 항공모함에서 이륙하는 일부 군용기에 적용된 방식이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연료비 측면에서 일반 비행기보다 6배 가까이 불리하기 때문에 제주도까지 오는 항공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일단 선거에서 경쟁하는 다른 당 대표가 한 말이기 때문에 항공사에 전화해서 확인해 봤다. 차분하게 그럴 계획이 없다고 대답하던 항공사 담당자조차 웃음을 참지 못하는 듯했다. 아마 개인용 항공기를 이용하는 도심항공체계(UAM)을 말한 것이 아닌지 되물어보는 담당자에게 기자는 말도 안 되는 걸 물어봐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얼른 전화를 끊었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발표하면서 제주도와 한반도 사이에 철도가 생기고 이제까지 도입하지 않았던 수직 이착륙 방식도 국내 항공기에 척척 달린다는 이재명 후보를 보고 있으면 참 부럽다는 생각마저 든다.
기자도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으로 유가가 상승한다는 내용을 전하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갑자기 만나 악수한 다음 국제유가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합의했다고 쓰면 너무 좋겠지만 절대로 그렇게 될 리는 없어 보인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기자는 각종 자료를 찾아보고 전문가들에게 수시로 연락해 어떻게 하면 되는지 심층적으로 묻고 따져 보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집권당의 대선 후보까지 지낸 후보가 팩트 체크는 제대로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기에 하는 말이다.
오늘 아침에 이재명 후보가 페이스북으로 반박 글을 올렸다. 이재명 후보는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은 33.5km이며 고속전철로 10여분 거리라고 언급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33.5km는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의 직선거리이며 두 공항을 잇는 고속철도 노선은 계획된 것이 없다고 재반박했다.
이재명 후보는 공항 이전 공약을 비판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알면서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악당의 선동인지 아니면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철부지의 생떼인지 묻고 싶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선거 막판에 무리한 공약을 앞세우는 이재명 후보를 보면 민주당이 열세국면을 벗어나려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는 점은 십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정공법과 진검승부가 결국은 민심과 통하고 민심을 움직인다는 평범한 진실을 잠시라도 떠올려 볼 것을 권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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