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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표현물의 소지·유포를 금지한 국가보안법 조항이 위헌인지를 따지기 위한 공개변론이 15일 오후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헌재가 국가보안법 사건을 심판했던 경우는 있었지만 공개변론 대상이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헌재는 이날 국가보안법 2조와 7조 위헌소원 등 11건을 병합한 사건의 공개변론을 열었다.
심판대상은 국가보안법 2조1항과 7조1·3·5항 등이다.
국가보안법 2조1항은 반국가단체의 의미를 ‘정부를 참칭하거나 국가를 변란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외의 결사 또는 집단으로서 지휘통솔 체제를 갖춘 단체’로 정의하고 있다.
7조1항은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거나 동조하고 국가 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는 7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3항은 위 행위를 목적으로 단체를 구성하거나 가입한 자에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명시했다. 또 5항은 이적행위를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취득한 자’를 처벌토록 하고 있다.
헌재는 이날 국가보안법 2조와 7조 위헌소원 등 총 11건을 병합한 사건의 공개변론을 열었다.
위헌·합헌 의견은 변론 시작 전부터 서로 팽팽히 맞서 왔다.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법원은 “이적행위 조항 및 이적 표현물 조항은 매우 포괄적이고 불명확한 용어를 사용해 적용 범위가 광범위하고 지나치게 자의적”이라고 판단했다. 위헌제청 신청인과 위헌소원 청구인들은 “양심의 자유·표현의 자유·사상의 자유·학문예술의 자유·인간의 존엄성과 평등권, 일반적 행동자유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의견서를 통해 “국가보안법 해당 조항들이 명확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 국제인권법 등을 위반해 표현의 자유와 사상·양심의 자유 등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배된다”고 했다.
인권위는 또 “현재 대한민국과 북한의 극복될 수 없을 정도의 군사적·경제적 차이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 의식 등을 볼 때 우리나라의 존립이나 안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주어 실질적 해악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해관계인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사전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국가보안법의 입법 목적을 일탈하는 확대해석이나 법 적용에 자의적인 판단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적 표현의 확산에 따른 해악은 엄청난 국가적 손실과 분열을 겪어야 치유될 수 있을 것이므로 ‘사상의 자유시장’에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헌재는 2015년 국가보안법 7조 1·3·5항에 대해 합헌을 선고, 1996년 같은 조항에 대한 합헌 결정례를 유지하고 있다.
공개변론이 열린 이날 헌법재판소 앞에선 국가보안법 수호를 주장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이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를 주장하며 피켓시위를 벌였다.
국가보안법 수호 자유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가보안법은 자유 대한민국 수호의 마지막 법적 장치”라며 “헌법재판소는 이전 판례대로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불확실한 한반도 상황에서 체제수호법인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자는 주장은 자유 대한민국 수호의 법적 버팀목을 제거하여 북한의 공산혁명 투쟁에 ‘고속도로’를 깔아 주는 격”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보법수호연대에는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자유민주연구원·행동하는자유시민·바른사회시민회의·자유안보포럼 등 국내 105개 단체가 가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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