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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물다’의 ‘가’와 ‘물’은 모두 ‘해(태양)’의 뜻을 지녔다는 것이 서정범의 어원 분석이다. 해가 거듭 쬐는 현상을 ‘가물다’라고 표현한다는 것이다. ‘가물다’의 명사로는 ‘가물’과 ‘가뭄’ 두 가지가 복수표준어로 쓰인다. ‘올해는 가뭄이 심했다’도 가능하고 ‘올해는 가물이 심했다’도 가능한 표현이다.
그런데 명사가 아니라 ‘명사형’으로 쓰이게 되면 가물다의 어간 ‘가물-’이 전성어미 ‘-ㅁ’과 결합해 ‘가묾’이 된다. 예를 들면 ‘올해는 가뭄이 들었다’의 가뭄은 명사이고 ‘올해는 날이 많이 가묾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라는 문장에서 ‘가묾’은 명사형이라는 말이다.
비슷한 예로 ‘웃음’이 있다. 기본형 ‘웃다’의 어근 ‘웃-’이 접미사 ‘-음’과 결합하면 ‘웃음이 헤프다’처럼 명사로 쓰이고 어간 ‘웃-’이 전성어미 ‘-음’과 결합하면 ‘그는 자주 웃음으로써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의 웃음처럼 명사형으로 쓰인다. 명사는 어근+접사로, 명사형은 어간+전성어미로 분석된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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