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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챗(Chat)GPT’를 필두로 한 인공지능(AI)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AI 기술의 발달을 많은 사람이 체감할 수 있게 되면서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동시에 AI 기술의 잘못된 활용이나 AI의 오류에 따른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스카이데일리가 AI의 미래에 대해 들어보고자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IAAE) 사무실에서 전창배 IAAE 이사장을 만났다. 전 이사장은 AI 윤리 확립을 통해 안전하고 인류에게 행복과 편익을 가져다주는 인공지능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전 이사장은 인터뷰를 하면서도 인공지능 윤리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칼럼 주제 찾다가 인공지능 윤리 전문가로
“지금은 인공지능 기술의 초창기고 인공지능이 생활에 접목되는 것도 초창기라고 할 수 있어요.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기사와 대국하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게 7년밖에 안 됐잖아요. 그런데 7년 동안 인공지능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발전했어요. 그래서 기술 발전을 윤리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요. 인공지능 윤리는 인공지능의 안전장치이기 때문에 꼭 기술 개발에 꼭 포함돼야 해요.”
전 이사장은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를 좋아했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사다 주신 애플 II 컴퓨터가 너무나 신기해서 밤새도록 컴퓨터를 잡고 놀았다. 중학교 때에는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면서 직접 게임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되고 공부를 더 해야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컴퓨터와는 멀어졌고 전 이사장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에 입학했다.
“사범대학교를 나왔으니까 제 대학 동기 중에 교사가 된 친구들이 많아요. 저는 교사의 길을 가지 않고 기업에 취직했는데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을 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까 고등학교 시절 공부하는 것보다 컴퓨터를 더 만지고 대학에서도 전공을 그쪽으로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전 이사장은 대학 졸업 후 인터파크·야후코리아 등 인터넷 포털 기업에서 마케터와 웹서비스 기획자로 근무했다. 또 SK텔레콤 자회사 TU미디어에서 콘텐츠 사업을 기획했으며 예당미디어 케이블 방송에서 편성팀장으로 재직하면서 편성기획과 신사업을 담당하기도 했다. 전 이사장은 회사를 나와서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하다가 우연한 계기로 인공지능 윤리 문제에 뛰어들었다.
“2019년경 신문에 칼럼을 하나 쓰게 됐는데 주제를 뭐로 할까 고민하다가 4차 산업 혁명을 주제로 쓰기로 했어요.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이 인공지능이라고 생각해서 인공지능이라는 큰 주제를 잡고 세부적인 내용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 윤리라는 키워드를 발견했어요.”
“제가 사회에 나오고 나서는 다른 일을 하기는 했지만 대학 전공이 윤리교육과잖아요. 윤리라는 단어가 있으니까 관심이 갔어요. 연구를 더 해보니까 이게 굉장히 중요한 개념인 거예요. 그래서 인공지능 윤리를 알리는 기관이 하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전 이사장은 단체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단체를 만들어 활동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몰랐다. 일단 정관을 하나 만든 다음 지인 중에 도와줄 만한 사람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도와달라고 했다. 이렇게 도와줄 만한 사람을 열두명 정도 찾았고 한국인공지능윤리협회를 창립했다. 현재는 인공지능 전문가, 인공지능 기술개발자, 인공지능 스타트업 대표 등이 포함된 80여 명의 자문위원단과 함께 활동 중이다.
전 이사장은 현재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인공지능 기술 및 윤리 양쪽에 대해 진흥·발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인공지능 연구 개발 네트워크 중간자 역할 △인공지능 기술·윤리 전파 사업 △인공지능 기술·윤리 교육 사업 △인공지능 정책 거버넌스 사업 등을 진행 중이다. 전 이사장에게 이러한 사업을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인공지능 사업은 계속 발전 중이고 인공지능에 의한 문제도 계속 생길 거에요. 챗GPT만 해도 그걸로 악성 코드를 만든 사례가 있었고 자율주행 기술도 문제가 생겨서 사망사고가 나거나 다칠 수도 있어요. 거기다가 요즘에는 사람을 해치는 킬링 로봇 같은 것도 개발 중이라고 해요. 이미 무인 드론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된 예도 있고요.”
“저에게 올해 초등학교 5학년과 2학년인 두 아이가 있어요. 저희 세대 때에는 인공지능이 사람을 해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 자녀 세대쯤 되면 잘못 만들어진 인공지능이 그런 일을 할 수 있거든요. 제 자녀들을 안전한 세상에서 살게 하기 위해서라도 이 일이 꼭 필요하다고 봐요.”
“인공지능, 괜히 무서워하지 말고 경험하는 게 중요해요”
AI는 요즘 가장 핫한 이슈 중 하나다. 발전된 인공지능들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인공지능의 시대가 온다는 말이 각계각처에서 나오고 있다. 전 이사장에게 인공지능 시대의 흐름에 탑승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무서운 이야기를 하나 하면 이제까지는 인공지능의 발전을 딱 체감할 무언가가 없었어요. 그런데 챗GPT가 나오면서 실제로 상품화된 AI가 생겼죠. 이제 인공지능을 생활이나 자기 업무 분야에 바로바로 적용할 수 있어요. 이제는 인공지능을 익히고 활용하지 않으면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사람과 격차가 커질 수 있어요. 키오스크 같은 것도 잘 못 다루면 햄버거 하나 주문하기도 어렵잖아요. 인공지능의 파급력을 생각하면 문제가 더 커지겠죠.”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먼저 코딩을 배워야겠다, 개발 학원이라도 등록해야겠다 이럴 수 있는데 개발자가 되라는 게 아니에요. 만드는 건 개발자들이 하면 되요. 중요한 건 활용 능력이죠. 3D 프린터 같은 것도 그걸 사용해서 원하는 걸 찍어낼 수 있으면 되는 거지 각자가 3D 프린터를 만드는 기술은 필요가 없잖아요.”
전 이사장은 인공지능 시대를 따라가기 위해 일단 인공지능을 사용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에 대해 부담 가지지 않고 접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챗GPT 해보신 분은 알겠지만 어렵지 않아요. 그냥 치고 답을 받으면 돼요. 초등학교 2학년 아들한테 챗GPT를 알려줬더니 제일 먼저 물어본 게 ‘부자 되는 법 알려줘’예요. 그럼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되는지 답이 돌아와요. 이렇게 초등학교 2학년도 할 수 있는 일이니까 누구든지 할 수 있죠.”
전 이사장이 인공지능이 인간을 유토피아로 데려다 줄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고 관심도 많은 것에 비해 인공지능 윤리 확립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먼 미래의 이야기를 해보면 지금은 약인공지능 시대고 다음에는 강인공지능 시대가 오고 그다음에는 초인공지능 시대가 온다고 해요. 강인공지능 시대가 되면 인공지능에 자율성이 생겨요.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무엇이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지 스스로 판단해서 행동하는 인공지능과 같이 살게 되는 거예요.”
“초인공지능 시대가 되면 자율성을 가진 인공지능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서 일종의 신이 돼요. 흔히 말하는 특이점이 오는 거죠. 문제는 인공지능이 선한 신이 될지 악한 신이 될지 알 수 없고 그때는 이미 인간이 컨트롤 할 수 없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인공지능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확보해 선한 인공지능만 만들어야 해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 많이 부족해요.”
전 이사장은 인공지능 시대 인문학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인공지능에게 윤리와 선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인간이 먼저 윤리와 선이 무엇인지 확립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윤리와 도덕이라는 게 시대마다 다르고 국가마다 다르고 문화권마다 달라요. 아직 답을 찾을 수 없는 문제도 많아요. 그렇지만 인류의 보편적 가치라는 게 있잖아요.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 생태계 보호 같은 것들이죠. 많은 사람이 모여서 논의하고 합의해서 하나의 원칙을 만들어야 해요. 이 원칙을 기반으로 새로 나오는 인공지능에 대해 어떻게 적용할지도 그때그때 논의해야죠.”
“그러니까 우리는 다시 인간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문제로 돌아가야 해요. 인공지능 시대가 왔기 때문에 인간이 더 중요해졌어요. 인간이 무엇이고 인간이 가진 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공부하고 분석해야 돼요. 여기서 나온 답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가르쳐야 하니까요.”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이란 무엇인지에 물었다. 전 이사장은 인공지능은 인간의 도구이며 인간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기능 개발에만 집중하다 보니까 인공지능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고 나아가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통제하게 돼요. 인공지능 판사나 면접관 같은 것만 봐도 이미 인공지능이 가치를 판단하고 통제하는 기술들이 나오고 있잖아요. 전쟁에 쓰이는 킬러 로봇 같은 건 인공지능이 인간을 살리고 죽일지에 대해서도 판단하게 되죠.”
“인공지능은 인간을 편리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고 인간이 목적이어야 해요. 인간이 인공지능을 통제하지 못하고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면 그건 애초에 개발하지 않는 편이 좋겠죠. 만일 그렇게 되면 전기를 다 뽑아버리고 다른 기술을 이용해서 살아야할 거예요. 이걸 절대로 잊으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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