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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옥의 열사일침(烈士一鍼)
‘무소불위’ 국회의원 특권 폐지하라
정창옥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5-30 08:05:00
 
▲ 정창옥 길위의학교 긍정의힘 단장
모두의 기억에서 지우는 형벌에 처한다.”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엔 두칼레 궁전이 있다. 이곳엔 세계 최대 규모의 대회의실이 있는데 상단 벽면엔 역대 도제’ 120명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그러나 딱 한 군데만 얼굴이 아닌 글자가 적혀 있다. “참수형을 시행하고 모두의 기억에서 지우는 형벌에 처한다.” 바로 기억말살형(damnatio memoriae)에 처해진 팔리에로의 초상이 있어야 할 자리다.
 
팔리에로는 청년 시절 정치에 입문해 입법·사법·행정부의 요직을 거친 후 대통령 자리인 도제에 오른 정치가였다. 그런 그가 80세 고령에 도제에 올랐으나 공화정을 전복하려는 쿠데타 음모가 발각되어 처형당한다. 국가에 대한 봉사와 공헌을 고려해 형을 감면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베네치아법() 때문이었다.
 
아테네 법학자 솔론은 법이란 거미줄과 같아서 큰 곤충은 빠져나가고 작은 곤충들만 걸려든다고 했다법의 허점인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를 이미 지적한 것이다.
 
유럽은 물론 비잔틴 제국과 아프리카 이슬람, 나아가 고대 그리스의 역사와 문화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창문이 베네치아다. 인구 10만 명에 불과한 베네치아가 500년간 지중해 패권 국가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된 법의 지배 덕분이었다.
 
영국에 1215년에 제정된 마그마 카르타가 있다면, 그보다 20년 앞선 1195년에 제정된 베네치아법은 마그마 카르타보다 더욱 촘촘하고 모두에게 평등한 법치의 근본이었다. 특권층이 많을수록 통제 불가능한 사회로 간다는 것을 이미 천 년 전에 깨달은 것이다. 베네치아는 법과 규범에 저항할수록 더 무거운 벌을 준다.
 
팔리에로는 목이 잘리고 사지가 찢기는 능지처참형에 처해졌다. 공화국을 수호해야 할 절대적 위치에 있어 책임이 더 컸던 것이다.
 
야비함을 삼가고 스스로 가난한 처지를 말하지 않으며 돈을 만지지 말고 쌀값을 묻지 말고 노름을 하지 말 것이다.” 박지원의 양반전에 나오는 글이다. 하지만 양반들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 철저히 봉건 질서를 유지하고 지배 계층으로 군림했다. 권력과 재력을 독식하고 부역과 군역(예비군훈련군포(국방세)를 면제받고 대를 이어 재산을 축적했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왕 다음으로 높은 신분이 양반이었다.
 
비단옷과 가죽신은 양반의 전유물이었다. 돈 만지는 것을 불결하게 여기지만 실상은 대다수 양반이 상인들의 뒤를 봐준 대가로 뒷돈을 챙겼고, 소작농들의 등골을 빼먹는 서민 착취범들이었다. 양반이 죄를 지으면 그 집 종이 대신 벌을 받았고, 남의 집 처녀를 겁탈해도 무사했다. 양반의 착취와 수탈로 체념한 백성은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화전민과 떼강도가 되었다.
 
광대·무당·창기·백정 등은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하고, 천민과 노예는 인격 자체가 없이 매매·증여·상속되었다. 신분은 세습되고 심지어 양반 족보를 팔면 평생을 먹고 사는, 양반에 의한 양반을 위한 양반의 특권 세상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피의자임에도 검찰 출두 날짜와 시간을 자기가 정하고, 검사 질문엔 함구하면서 제출한 진술서로 갈음한다. 그리고 기자들에겐 성실히 답했다고 말하고 야당 탄압이자 검찰의 짜깁기 수사라고 돌려 말한다. 일반 시민이라면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50억 클럽 사건을 특검 하자고 한다. 특검이 시행돼 50억 클럽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장동 사건이 연루가 된다면 지금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이재명 수사나 재판은 즉시 중단되고 모두 특검으로 이관하게 돼 있다. 얼마나 좋겠는가. 특검은 민주당이 통제할 수 있으니.
 
국회의원 특권은 70여 개로 분류된다. 그중 불체포특권·면책특권·10억 원에 이르는 국회의원 유지비 등등이 큰 논란거리다국회법에 의해 보장된 발의권·법률안 제출권·헌법개정안 제출권·탄핵소추 발의권·의안 발의권 등의 권리와 헌법상 청렴·국익 우선의 의무, 지위 남용 금지, 겸직 금지 등의 책임이 있다.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가 밝힌 대표적 특권은 세 가지다. 첫째 국회의원 특권, 둘째 판·검사 전관 예우, 셋째 고위공직자 회전문 인사다. 불과 1만 명도 채 되지 않는 지배계층이 특권층을 형성해 자신들만을 위한 특권으로 공정 사회를 파괴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500년간 전성기를 누렸던 베네치아가 졸지에 몰락한 이유는 오스만튀르크가 지배하면서 귀족만을 위한 특권이 판치며 공동체 정신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500년 조선왕조가 몰락한 이유는 백성 절반이 온갖 수단으로 양반이 되었으나 특권층의 이전투구와 외세의 침략에 무방비했기 때문이다.
 
수요일인 31일 오후 2시 국회의원·판검사·고위공직자의 특권을 폐지하자는 3000명 결사대가 여의도 국회를 포위한다. 수천 명에 이르는 거대한 인간 띠가 3km가 넘는 국회를 에워쌀 것이다. 장기표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와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대표·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의 염원이 특권으로 추락해 가는 공정사회를 되살리길 갈망한다. 국민의 명령이다. “자유 대한민국과 청년 세대를 위해 특권을 폐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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