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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정찰위성 발사가 실패하면서 이미 아사 위기에 있는 북한 주민들이 앞으로도 극심한 굶주림에 내몰리게 됐다. 김정은은 북한 주민들의 생존을 걸고 지난달 무모한 ‘도박’ 판을 벌이다 실패를 맛봤지만 “성공할 때까지 미사일을 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따라서 아사자와 자살자가 40%가량 늘어난 비극적인 식량난 상황은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위성을 탑재했다고 주장한 발사체를 쏜 것은 ‘광명성호’ 이후 7년 만이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의 지난달 정찰위성 발사를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중대한 도발로 규정해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북 군산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서 북한의 정찰위성 관련 잔해를 곧바로 인양했다. 군은 잔해를 수거해 전반적인 성능, 기술 수준, 외국산 부품 사용 여부 등을 정밀 분석할 예정이다. 친북 성향의 특정 국가들이 대북 제재를 어기고 북한에 민감한 우주 기술과 부품을 몰래 지원했는지 여부도 가려낼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유엔 결의 위반은 차치하고, 이번 발사 시도는 북한 주민의 식량난을 한층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북한이 신형 발사체인 ‘천리마 1형’과 군사용 정찰위성이라 주장하는 ‘만리경 1형’을 만들기 위해 얼마를 쏟아부었는지는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다. 다만 간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근거는 있다.
우리는 누리호 개발을 위해 지난 12년3개월간 2만여 명을 투입했다. 여기에 들어간 공식 예산은 14억9290만 달러다. 또 올해 11월을 목표로 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할 계획이다. 고성능 영상레이더(SAR)가 탑재된 위성 4기와 전자광학·적외선 탑재 위성 1기 등 정찰위성 5기를 확보하는 이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9억1533만 달러다. 두 사업 예산의 단순 합계는 24억823억 달러다. 두 사업은 이번에 북한이 도발에 동원한 체계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24억 달러가 넘는 예산은 우리 경제 수준을 감안해도 부담되는 돈이다. 이만한 돈은 북한 전체를 휘청이게 할 정도의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북한은 현재 극심한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다. 미국 농무부가 발간한 ‘세계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식량 부족분은 121만t에 달했다. 미 농무부는 앞으로도 매년 평균 80만t가량의 식량 부족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이 80만t의 식량을 해외에서 사들일 경우 매년 2억7800만 달러가 필요하다. 서해상에 추락하면서 공중에 날려버린 천리마·만리경을 만드는 데 투입된 자금으로 식량을 샀다면 최소한 향후 10년간 발생할 북한 주민들의 굶주림을 모두 해결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7차 핵실험을 예고한 상태다. 북한은 이미 6차례 핵실험에 최소 11억~16억 달러의 돈을 썼고, 추가 핵실험에 어느 정도의 돈을 투입할지는 추정하기 어렵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보검’으로 여기고 있지만, 경제적 관점에선 북한 정권을 옥죄는 골칫거리인 셈이다.
2월 북한 양강도 혜산에서는 어린 손자와 단둘이 사는 70대 할머니가 식량이 없어 며칠간 굶주리다 손자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했다. 할머니가 남긴 유서에는 “조선 사람들은 이 땅에서 태어난 걸 후회해야 한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고 한다.
미사일 개발에 돈을 퍼붓고 있는 북한에서 식량난과 연관된 자살자는 지난해 대비 약 4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북한은 주민들 10년 치 식량을 하늘에 날려 보낸 데 이어 조만간 추가 발사까지 예고했다. 주민들 복지는커녕 삶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조차 충족시켜줄 생각이 없는 것이다. 북한은 부디 고립을 자초하지 말라. 무모한 도발을 멈추고 이제는 대화의 문을 열고 나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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