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중 갈등 견딜수 없는 재앙될 것”… 설전 이어진 샹그릴라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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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대만‧남중국해 분쟁 두고 회담 내내 격돌
美, 中에 국방장관 회동 제안했으나 中 거부해

김명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04 16:54:18

▲ 4일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이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 안보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이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견딜 수 없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리 부장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양국의 갈등이 세계적인 재앙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미 관계는 양국 관계를 넘어 전 세계에 영향을 준다”면서 “국제사회는 중미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는 중국과 미국이 함께 성장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고 중국은 대결보다 대화를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리 부장은 “성의와 노력을 통해 (대만과) 평화통일을 이루기를 원하지만 무력 사용을 포기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면서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시도가 일어난다면 중국 군대는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국가의 주권과 영토를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은 샹그릴라 대화 사흘 내내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분쟁 등을 두고 충돌했다.

3일 공개 연설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중국이 미국의 국방장관 일대일 회동 제안을 거절한 것을 두고 “중국의 대화 기피가 분쟁 지역에서의 평화를 유지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약화시켰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에 리 부장은 “일부 국가가 군비 경쟁을 강화하고 다른 국가의 내정에 고의적으로 간섭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한 “냉전적 사고방식이 부활하고 있으며 안보 위험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하며 미국을 겨냥한 비판을 이어갔다.

최근 미중 관계는 대만·남중국해 분쟁, 반도체 공급망 재편 등을 둘러싸고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특히 지난달 남중국해에서 중국 전투기가 미국 정찰기를 위협 비행하며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태였다.

이에 미국이 긴장 완화를 위해 샹그릴라 대화가 열리는 싱가포르에서 양측 국방 수장의 회동을 제안했지만 중국은 미국이 리 부장을 포함한 고위 인사들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양국 국방 수장이 설전을 벌이는 동안 3일 대만해협에서는 또다시 무력 긴장이 발생했다. 미 해군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이 캐나다 해군 호위함과 대만해협을 통과하자 중국 군함이 미국 군함에 가까운 거리로 접근해 위협 기동을 펼친 것이다.

미국은 “국제법에 따라 공해상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가 적용되는 해역을 일상적으로 통과했음에도 중국이 해상충돌 예방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데 대해 중국은 “(미국의) 고의적인 군사 도발”이라며 반박했다.

매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려 ‘샹그릴라 대화’로도 불리는 아시아 안보회의에는 한국·미국·일본·중국 및 유럽 주요국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등 안보전문가가 참석해 역내 안보 안정을 위한 협의를 진행한다. 2일 개최된 제20차 샹그릴라 대화는 4일 폐막했다.

김명준 기자 mj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