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전자 안 팔리는 제품 직원에 강제 판매 갑질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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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트매트·제습기·연수기·듀얼 자동 칫솔·가습기 등 5종 강제 판매
공정거래위원회, 신일전자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1000만 원 부과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06 12:30:07

▲ 신일전자가 직원들에게 판매가 부진한 제품을 강제로 판매한 행위가 공정위에 적발됐다. ⓒ스카이데일리

신일전자가 직원들에게 판매가 부진한 제품을 강제로 판매한 행위가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신일전자의 강제 판매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000만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신일전자가 자사 임직원들에게 자신이 제조·판매하는 카페트매트, 제습기, 연수기, 듀얼전동칫솔, 가습기를 구입 또는 판매하도록 강요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6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신일전자는 판매 부진으로 재고 소진이 필요한 제품에 대해 직급별 판매 목표를 할당하고 개인 판매 실적을 수시로 공지해 실적을 비교·점검했으며 판매 실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소속 사원들에게 제품 판매를 강요했다. 또한 일부 제품은 임직원에게 강제로 할당하고 제품 가격만큼 급여 또는 성과급에서 일방적으로 공제하기도 했다.

신일전자는 2013년부터 판매 부진 등으로 재고 처리가 필요한 제품을 주기적으로 임직원들에게 사원 판매했다. 그 중 재고처리 필요성이 상당한 제품을 임직원이 구입하거나 판매하도록 강제해 부당하게 이득을 취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신일전자는 2013년 1월 카페트 매트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감소를 위해 임직원에게 카페트매트의 구입 또는 판매를 강제했다. 신일전자는 개인별 판매 목표와 함께 개인 출고실적으로 정기적으로 공개해 심리적 압박감을 조성했다.

2014년과 2016년에는 자사 제습기 판매량이 부진하자 재고 소진을 위해 임직원에게 제습기를 구입하거나 판매하도록 강제했다. 또한 사원 판매 기간 도중 판매 목표 미달 시 강제 판매와 페널티 부과를 예고했다.

2017년에는 9만 원 정도의 자사 연수기 제품을 임직원 1인당 1대씩 강제 할당하고 다음달 급여에서 일방적으로 공제해 판매했다.

2020년에는 듀얼 자동 칫솔의 사원 판매가 부진하자 듀얼 자동 칫솔 5대 가격인 39만 원 정도를 미구매 직원의 성과급에서 강제로 공제했다. 또한 직급별 가습기 판매 목표를 할당하고 개인 판매 실적을 주기적으로 공개해 임직원의 판매실적을 비교·점검했으며 사원 판매 미참여 시 인사평가 불이익을 예고하며 반드시 사원 판매에 참여할 것을 독촉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가 사업자가 가격, 품질과 같은 공정한 경쟁 수단을 이용해 제품 경쟁에 나서는 것이 아닌 고용 관계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임직원의 구매 의사와 관계 없이 제품을 구입하거나 판매하도록 강제한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신일전자가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3조에 어긋난다고 판단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000만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은 이 같은 사원 판매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그간 공정위는 지속적으로 사원 판매 행위를 제재해 왔다”며 “이번 사건에서의 제재를 통해 사원 판매 강제 행위가 사라지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사업자가 자기 또는 계열회사의 임직원에게 상품 등을 구입하거나 판매하도록 강제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