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럽, TSMC 반도체 원하면 대만과 관계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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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외교부장, 유럽 순방서 유럽에 관계 개선 촉구
‘하나의 중국’ 흐름에 반도체 협력 통한 출구 모색

김명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18 14:17:14

▲ 대만 타이난에 위치한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TSMC의 사옥. 대만은 유럽이 TSMC의 반도체를 원할 경우 대만과의 관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나의 중국’ 흐름 속에 국제사회에서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대만이 유럽에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업인 TSMC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원할 경우 대만과의 관계 개선에 먼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조셉 우 대만 외교부장은 14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유럽 안보 회의 참석차 오른 유럽 순방에서 이같이 밝혔다.

우 부장은 “대만이 TSMC의 유럽에 대한 투자를 막지는 않겠지만 대만의 도움을 원하는 국가는 대만과의 관계에 대한 더 넓은 그림을 고려해야 한다는 ‘철학적 문제’가 있다”고 말하며 반도체 협력에는 대만과의 전반적인 관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하나의 중국’ 원칙 아래 대만과 단교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가운데 중국과의 무력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유럽 등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지를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본토와 홍콩·마카오·대만은 나뉠 수 없는 하나이며 합법적인 중국 정부는 하나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해오고 있다. 이 원칙 아래 중국은 자국과의 수교를 원하는 국가에 대만과의 단교를 요구해 미국·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가 대만과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2015년 유럽연합(EU)이 단교 이후 대만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양자투자협정(BIA) 의사를 밝히기도 했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3월 대만과 82년 동안 수교를 맺어온 온두라스마저 중국과의 수교를 위해 대만과 관계를 끊으며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입지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현재 대만의 수교국은 전 세계 13개국에 불과하다.

다만 본인의 발언이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을 우려한 듯 우 부장은 “정부가 TSMC의 투자에 특정한 조건을 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수익을 위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기업의 몫”이라고 말해 규제 논란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TSMC를 끌어들이려는 국가들은 대만이 처한 상황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한다”면서 “(대만과 유럽이) 양자 관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서로의 관계는 이전보다 훨씬 더 좋아질 것”라며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중국을 의식해 비공식으로 진행된 이번 순방의 자세한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우 부장은 체코에 이어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본부가 있는 벨기에를 방문했다. 중국은 우 부장의 유럽 순방 소식이 전해지자 유럽에 대만과의 어떠한 형태의 교류에도 나서지 말 것을 촉구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김명준 기자 mj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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