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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을 중심으로 건설사들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면서 기업회생(법정관리)을 신청하는 중소·중견 건설사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의 부도가 잇따를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5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8865가구였다.
미분양 주택은 올해 2월 7만5438가구로 정점을 찍었다가 다음 달인 3월(7만2104가구)에 11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후 4월에 7만1365가구, 5월에 6만8865가구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다만 그간 증가 폭에 비하면 감소 폭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5월 악성 미분양은 8892가구로 오히려 전월(8716가구) 대비 2.0%(176가구)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준공 전 미분양으로 집계되던 몇몇 단지들이 입주를 시작하면서 준공 후 미분양 수치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5월 전국 미분양 주택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1만799가구로 전월(1만1609가구) 대비 7.0%(810가구) 감소했다. 서울은 1144가구로 전월(1058가구)보다 미분양 주택이 8.1% 더 늘었지만 인천(3071가구→ 2697가구)과 경기(7480가구→ 6958가구)에서 각각 12.2%와 7.0%가 줄었다.
또 지방은 5만8066가구로 전월(5만9756가구) 대비 2.8%(1690가구)가 줄긴 했지만 소규모 감소에 그쳤다.
전국적으로 악성 미분양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으면서 지방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주택 사업은 시행사가 건설사 보증을 받아 금융사 프로젝트금융(PF) 대출을 받아 진행한다. 미분양 물량이 많아지고 자금 회수 절차가 진행되면 유동성 위기에 빠진 시행사와 시공사는 도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쌓이고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건설업계의 경영난도 가중되고 있다.
올해 들어 시공능력평가 83위인 대우조선해양건설과 133위 에이치엔아이엔씨, 109위 대창기업도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또 시공능력평가 25위인 한신공영은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해피트리’로 이름을 알린 시공능력평가 113위 건설사 신일도 5월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CON)의 폐업 공고 건수를 분석한 결과 올해 1∼6월 종합건설기업 폐업 건수는 총 248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1년 상반기 때 310건 이후로 최대치다.
지난해 종합건설업체 폐업 건수는 모두 362건으로 월평균 30건 정도였지만, 올 상반기는 41건으로 작년보다 월평균 10건씩 늘어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건설업계가 현금 유동성 부족으로 도산 위기에 내몰릴 위험이 크다고 보고 있다.
건산연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면서 수도권 분양시장이 일부 살아나긴 했지만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여전히 침체된 상황”이라며 “현금 유동성을 어느 정도 확보한 대형 건설사들은 버틸 여력이 있지만 중견 건설사들은 자금경색이 심각해 이미 한계에 이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건설사들이 토지를 매입한 뒤 자금난으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면 해당 토지를 매수해 공공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식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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