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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그샷’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면서 그를 기소한 여검사에 관심이 집중됐다.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검사장 파니 윌리스. 2020년 초여름 그녀를 인터뷰했다. 한인사회에선 처음이었다. 미국은 검사장을 선거로 선출한다. 그녀는 차기 검사장에 도전했다. 인터뷰가 고마웠기 때문인지 기사가 그녀의 사무실 벽에 액자로 걸렸다.
당시 한인사회는 부정선거 논란이 뜨거웠다. 한인 단체장 선거를 둘러싸고 소송전이 벌어졌다. 그때 일을 다시 소환할 필요는 없겠지만, 결론적으로 가장 정확하게 기사를 썼다. 그리고 소송에서 승소했다. 외견상 1대 10. 옳다는 기자 나 한 명, 그르다는 기자 나머지 전부. 기명(記名) 기사 기준으로 보면 이런 구도였다. 항상 소수 의견을 제시하는 건 고독함이 뒤따른다. 이제서야 이야기하지만 2년 가까이 외로움을 즐겼다.
그 기사를 쓰다가 유탄을 세게 맞았다. 아니 직격탄 수준이었다. 그 일로 신문사를 그만두게 됐고 인터넷 신문을 만들어 운영하던 중에 파니 윌리스를 인터뷰했다. 윌리스는 당시 한인사회의 유명한 한인 검사 소개로 만났다. 그 한인 검사도 한인사회 소송전에서 나와 입장이 같았다. 자연스레 윌리스도 우리 소식을 접했다.
그해 11월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윌리스의 명암은 엇갈렸다. 대통령과 연방 상·하원, 주지사·주의원·카운티검사장·시의원 등을 줄줄이 선출하는 중간선거에서 트럼프는 고배를 마셨고 윌리스는 당선됐다. 이후 트럼프는 1.6 의회난입사태 주동자로 몰려 연일 곤욕을 치렀고 윌리스는 트럼프 수사의 강도를 높여 갔다.
그 사건을 잘 안다.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정당한 권한을 행사했다. 올바르게 수사해 달라는 전화는 외압이 아니다.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하라’는 고위직의 멘트는 언론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대선 당시 트럼프로부터 외압성 전화를 받았다며 사표를 낸 연방검사장은 한인 검사였다.
윌리스는 과연 이걸 몰랐을까. 무리한 수사에 대한 들끓는 여론을 의식하지 못했을까. 트럼프를 공소제기해 재판에 넘기고 머그샷까지 찍게 한 것은 과연 그녀의 정의 관념에 부합한 것이었을까. 모든 미국인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니 검사로서 급성장한 것만은 맞겠지만 솔직히 ‘괴물’처럼 변한 느낌이 드는 건 왜였을까. 내가 알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나뿐만 아니라 그녀를 지지했던 한인들도 동일한 심정일 것이다.
주정부 라펜스퍼거 내무장관도 수상했다. 극도로 긴장했다. 인터뷰 때의 온화한 표정과 달랐다. 무언가 감춘다는 직감이 들었다. 그가 도미니언 투·개표기를 일반에 처음 공개하던 날의 미심쩍은 에피소드도 있다. 화면에 잡혔다 사라진 와이파이 추정 표시. 사진을 찍지 못한 게 천추의 한이다. 투표기에는 통신장치가 있어선 안 된다.
한국과 미국에서 부정선거가 있다·없다 말들이 많다. 한 가지 확실히 짚고 넘어가고 싶다. 선거는 반드시 결과가 재검증돼야 한다. 다시 검증해서 똑같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 이를테면 이런 거다. △부정선거라고 떠들지 말고 이리 오라 △투표함 열어 줄 테니 직접 확인하라 △결과가 똑같나 안 똑같나 비교하라 △투표지가 위조됐나 안 됐나 직접 검증하라. 이 절차대로만 행하면 뒷말이 나올 수가 없다. 하지만 이걸 안 하니까 논란이 그치질 않는다.
백번 양보해서 부정선거가 음모론이라면 이 절차대로 안 하는 쪽에서 음모론을 부추기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2020년 대선에서 풀턴 카운티는 개표 당일 누수 문제라며 개표인과 참관인을 모두 내보냈다. 당시 누수는 거짓으로 드러났고 모두 퇴장한 뒤 남아 있던 몇 명이 개표 테이블 아래에서 가방을 꺼내 투표지를 바꿔치기하는 충격적인 모습이 체육관 폐쇄회로(CC)TV에 잡혀 폭로됐다.
주류방송들은 부정선거에 관한 이슈를 일제히 외면했다. 보도 가치가 없어서일까? 아니라고 단언한다. 민주노총에 장악된 한국 주류 방송들처럼 미국도 일찌감치 극좌파, 소위 PC주의가 언론에 팽배해 있다. 조지아주 개표에선 생중계하던 TV 화면의 표가 삽시간에 뒤바뀌는 실례가 확인됐다. 방송 데이터는 선관위 데이터와 정확히 연동됐다. 단 몇 초 만에 수만 장이 뒤바뀐 것이다.
한인사회 소송전에서 승소하고 다른 지사 편집장으로 영전해서 옮긴 뒤에도 부정선거 기사를 썼다. 본사로부터 몇 차례 경고가 왔다. 그만 쓰라는 명시적인 지침. 이게 몇 번 거듭되다 보니 급기야 지사 계약 연장을 걸고 넘어졌다. 내가 고집을 부리다가 지사 식구들 모두를 굶길 순 없는 노릇이었다.
사직하고 한국에 들어와 5개월간 자원봉사하며 취재한 결과, 한국도 미국도 당락을 뒤바꿀 정도의 심각한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이건 직접 취재해 본 사람만 아는 확신감·자신감이다. 또한 유튜버를 제외하곤 미국에서 모름지기 4.15가 부정선거라는 것을 신문 기사로 활자화한 유일한 기자로서의 자신감이다.
팔자가 사납기 때문인지 몰라도 부정선거 기사 쓰다가 쫓겨난 게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그래서 기사 소재에 금기가 없는 스카이데일리에서 일할 기회를 얻은 것을 신께 감사하면서도 이곳에서 은퇴할 거란 생각은 안 한다. 주어진 시간만큼 최선을 다하겠단 생각만 있을 뿐이다.
기사를 못 쓰는 상황이 온다면 다시 미국으로 가서 차라리 청소할 거다. 비로소 은퇴다. 꺾인 펜으로부터의 자유. 월급을 더 준다 해도 부정선거 기사를 못 쓰는 다른 곳에서 연명하고픈 생각은 없다. 이 세상엔 두 종류의 기자가 있다. 부정선거 기사를 쓴 기자와 부정선거 기사를 쓰지 않은 기자.
잘나가는 미국의 스타 검사장이 된 그녀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 나는 나름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려다 신문사에서 쫓겨나 보기도 하고, 좌경화된 신문사의 입사 제의를 거절하고 흑인 70명과 청소도 해 보고 섬 원주민들과 레스토랑에서 설거지도 하며 그동안 지냈다. 그런데 윌리스 당신은 과연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고 있나. 무언가에 홀린 듯, 씌워진 듯 눈에 독기가 가득한 괴물처럼 변해 버린 당신은 과연 처음 인터뷰할 때 내게 말한 소명을 아직 간직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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